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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개헌『남쪽으로 한국과 접해』통일 지우고 영토조항 신설

-남북 영토 구분 ‘두 국가’ 분명히/육·해상 구체 경계선은 언급안해/김정은에 핵무력 집중 더욱 철권/대남 적대국 표현 없어 일말 기대-

[경상뉴스=민태식 선임기자]북한이 헌법 개정을 통해 조국통일 조항을 빼고 북측만 영토로 규정한 조항을 신설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천명해 온 ‘두 국가’ 노선을 헌법에 명문화한 것이다. 개정 헌법은 김 위원장을 ‘국가수반’으로 정의해 위상을 올렸고, 핵 사용 권한도 처음으로 명시했다. 다만 남한을 적대국으로 규정하지는 않아 정부는 평화 공존의 가능성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통일부 기자단 대상 언론간담회에서 공개된 북한 새 헌법 전문에 따르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령역은 북쪽으로 중화인민공화국과 로씨야련방, 남쪽으로 대한민국과 접하고 있는 령토와 그에 기초하여 설정된 령해와 령공을 포함한다’는 영토 조항(제2조)이 신설됐다. 북한이 헌법에 영토를 규정한 건 처음이다. 한반도에서 북측과 남측의 영토를 구분지어 두 국가 기조를 분명히 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남북 영토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는 남측 육·해상 경계선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이정철 서울대 교수는 간담회에서 “해상 경계선 얘기가 나오는 순간 우리가 타협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이 부분이 빠진 건 북도 그러한 분쟁을 만들고 싶지 않은 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기존 헌법(2023년 9월 개정) 서문·본문의 ‘북반부’ ‘조국통일’ ‘사회주의의 완전한 승리’ 등 동족 관계와 통일 개념은 모두 사라졌다. 특히 기존 헌법 제9조에서 ‘사회주의의 완전한 승리를 이룩하며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원칙에서 조국통일을 실현하기 위하여 투쟁한다’는 내용도 삭제됐다.

김 위원장은 2023년 말 남북 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선언했지만 남측을 적대국으로 선언한 내용은 없었다. ‘제국주의 침략자들’ ‘내외적대분자들의 파괴책동’ 등과 같은 전투적 표현도 사라졌다.

이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이 교수는 “영토 조항을 신설하고 국가성을 강조하는 표현과 규정이 생겨났지만 적대적 관계, 교전국 관계 성격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남북 평화 공존으로 가는 하나의 인프라가 마련될 수 있겠다는 희망적 판단을 해볼 수 있는 헌법안”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석좌교수는 “적대 관계는 제도화의 영역이라기보다 정책적·교육교양 사업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개정 헌법에 다루지 않았다고 해도 정책을 수정한 것은 아니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권한은 막강해졌다. 개정 헌법은 국가기관 배열 순서에 국무위원장을 가장 먼저 배치하고 이를 국가수반으로 정의했다. 북한 헌법에서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보다 먼저 배치된 것은 처음이다. 국무위원장의 독점적 핵무력 지휘권도 처음 명기됐다. 권용수 국방대 명예교수는 “북한 핵 사용의 당위성을 준 것”이라며 “북한의 핵 위협이 현실적인 위협이자 실제 사용을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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