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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 칼럼] 처서(處暑)에 붙인 단상(斷想)

처서란 한자의 풀이처럼 곳 처(處)와 더울 서(暑)로 더위가 그치는 날 양력으로 8월 23일이다. 선선한 아침 기운이 맴도는 24절기 중 하나이다.

cheak point ‘절기’란 한 해를 스물넷으로 나눈 표준으로 태양의 황도상 위치에 따라 계절을 구분하기 위하여 만든 용어다. 지금은 지구의 온난화로 인해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옛날로부터 조상들이 처서를 기다리며 더위가 물러나길 바랬다.

○처서와 관련된 속담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의 처서를 간접적으로 이해할 가장 유명하고도 좋은 속담이다.

어정 칠월, 건들 팔월, 농가에서 칠월 달은 어정어정하는사이에 지나가고 팔월달은 가을걷이 때문에 동동거리는 사이에 지나간다는 표현으로, 농촌에서의 힘든 준비가 끝나고 잠깐의 여유를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조상들은 따가운 햇볕이 누그러드는 처서가 되면 논두렁에 나가 풀을 깍고 선대(先代) 묘소에 벌초를 한다. 청명한 날에는 여름 내내 습기찼던 옷가지와 이불을 햇볕에 내다 말리며 가을맞이 준비도 했다.

그런데 요즘은 절기를 종잡을 수 없다. 처서인데도 서늘한 바람은 커녕, 한 낮엔 섭씨 27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이다. 끈질기던 모기도 며칠전부터 선선한 바람 탓에 서서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안도현 시인의 ‘9월이 오면’ 시(詩)한구절을 옮겨 본다.

그대/ 9월이 오면/ 9월의 강가에 나가/ 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뒤따르는 강물이 앞서가는 강물에게/ 가만히 등을 토닥이며 밀어주면/ 앞서가는 강물이 알았다는 듯/ 한번 더 몸을 뒤척이며/ 물결로 출렁 걸음을 옮기는 것을/(중략),

그대/ 9월의 강가에서 생각하는지요/ 강물이 저희끼리만 바다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젖은 손이 닿는 곳마다/ 골고루 숨결을 나누어 주는 것을/(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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