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자 총궐기대회
-“이재명 정부는 차별해소 예산 편성하라”/“근속수당 5만 원 쟁취하고 복리후생수당 차별 철폐하자”-
[경상뉴스=민태식 선임기자]4일 오후 전국에서 모인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구호가 서울 도심에 울려 퍼졌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중구 을지로입구역 2번 출구 인근 하나은행 앞에서 ‘차별해소 예산 편성, 근속수당 5만 원 쟁취, 모범사용자 약속 이행’을 내걸고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약 1만명(주최측 추산)이 참가했다. 하나은행 앞 사거리에 무대를 마련한 이들은 숭례문 방면으로 향하는 4개 차로를 가득 메웠다. 을지로입구역에서 시작된 대오는 청계천 인근까지 약 250m에 걸쳐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대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학교비정규직의 정당한 직무가치를 인정하고 임금체계를 개편하라”, “방학 중 무임금 대책과 학교급식 인력 충원 예산을 편성하라” 등의 구호를 연이어 외쳤다. 참가자들의 손에는 ‘차별해소 예산편성, 집단임금교섭 승리’라고 적힌 손팻말이 들려 있었다.
학비노조는 정부가 지난 4월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 대책을 발표하며 공정수당 도입과 적정임금 보장, 초단시간 노동 남용 방지, 복리후생 차별 해소 등을 약속했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예산과 실행계획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학교비정규직이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모범사용자’로서 책임을 다하고, 정부의 약속을 예산과 제도로 이행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투쟁하니 그제야 움직인 정부…차별해소 예산 반드시 쟁취”
대회사를 위해 무대에 오른 민태호 학비노조 위원장은 그동안의 투쟁으로 임금체계 개편 노사기구 설치와 명절휴가비 정률제, 공무직위원회 법제화, 학교급식법 개정 등 제도적 성과를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과 차별 해소를 약속하고도 이를 뒷받침할 예산 편성에는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다.
민 위원장은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학교비정규직 차별 해소 예산을 제대로 편성하지 않았고 기간제·시간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며 “지난달 농성투쟁을 벌이자 그제야 노사 실무협의와 적극적인 예산 편성, 장관 면담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어 “투쟁해야 정부가 움직이고 우리의 권리를 지킬 수 있다”며 “오늘 총궐기를 밑천 삼아 차별 해소 예산을 반드시 쟁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위원장은 개정 학교급식법에 따라 정부가 학교급식 노동자의 건강·안전 대책과 적정 인력 배치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정부 예산 편성을 위한 노사협의와 근속수당 5만 원 쟁취를 위한 집단임금교섭, 임금체계 개편 노사 태스크포스와 공무직위원회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며 하반기 총력투쟁을 예고했다.

▲7.4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자 총궐기대회
“아홉 달 반 월급으로 1년 살아”…현장 곳곳서 차별 증언도
학비노조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국 교육공무직 가운데 방학 중 근무하지 않는 노동자는 8만8,413명으로 전체의 49.4%에 달한다. 이들이 통상 연간 2∼3개월에 이르는 방학 동안 임금을 받지 못하면서 이른바 ‘현대판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는 게 학비노조의 설명이다.
같은 근속연수라도 상시근무자와 방학 중 비근무자의 임금 격차가 크다는 점도 짚었다. 2026년 보수체계를 기준으로 근속 11년차 상시근무자의 연간 급여는 약 3,572만 원이지만, 같은 조건의 방학 중 비근무자는 약 2,996만 원에 그친다. 격차가 570만 원이 넘는다.
학비노조는 방학중 무임금 대책 마련을 위한 정부의 예산 편성을 촉구했다. 노조는 방학 중 비근무자 10만명에게 방학 두 달 동안 월 100만 원의 최소 생계비를 지급하려면 약 2천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전국 약 1만2천개 학교급식실에 조리 인력을 최소 1명씩 추가하려면 약 3,600억 원이 필요하다고도 밝혔다.
강원 춘천 성원초등학교에서 조리실무사로 일하는 김유미 춘천지회장은 “아홉 달 반 월급으로 1년을 살아야 해 학기 중 월급을 쪼개 방학 때 쓸 돈부터 마련한다”며 “방학 중 비근무자는 1년에 두 번 국가로부터 해고당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김 지회장은 “기본급이 월 214만4,500원이라고 하지만 12개월로 나누면 사실상 월 170만 원 수준”이라며 방학 중 생계대책과 급식실 적정 인력 배치기준 마련을 요구했다.
대구에서 방과후강사와 늘봄 맞춤형강사로 일하는 우정숙 방과후강사분과장은 “선생님이라고 불리지만 병가와 명절휴가비, 퇴직금도 없는 일용직과 같은 처우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우 분과장은 민간업체 위탁으로 강사료 일부가 수수료로 빠져나가고, 수업 준비와 청소, 의무연수는 무급으로 이뤄진다며 “방과후강사를 직접 고용하고 교육의 주체로 인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학교 교무실에서 26년째 교무실무사로 일하고 있는 장혜연 인천지부 교무부분과장은 “민원을 해결할 권한은 없는데 학부모의 항의와 악성민원은 교육공무직이 가장 먼저 감당한다”고 말했다.
장 분과장은 “교육공무직은 민원 방패막이나 감정 쓰레기통이 아니다”라며 악성민원 발생 시 노동자를 즉시 분리하고 관리자와 담당부서가 책임지는 보호체계를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집회를 마친 뒤 종각역과 세종대로사거리, 광화문교차로를 거쳐 정부서울청사 인근까지 행진했다.
노조는 하반기 정부 예산 편성과 집단임금교섭 과정에서 근속수당 월 5만 원 인상과 방학 중 무임금 해소, 학교급식실 인력 충원, 기간제 노동자의 무기계약 전환, 단시간 노동자의 전일제 전환 등을 요구하며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