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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투입 형평성 논란… 비용 부담에 민간 확산 쉽진 않을 듯

▲뉴시스
-내년부터 7만여명에 ‘공정수당’/규모 불확실 예산 추계도 어려워/“정규직보다 낫다”… 오인 우려도-

[경상뉴스=민태식 선임기자]정부가 공공부문에 ‘공정수당’을 도입하기로 한 것은 국가 재정을 투입해서라도 열악한 비정규직 처우를 개선하겠다는 의지의 표출로 해석된다. 다만 일부 노동자의 처우 개선에 세금이 투입되는 것이어서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정부는 이를 민간으로 확산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데 기업에 재정 지원 등 직접적인 유인책을 주지 않으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공정수당 대상자 규모는 공공부문 기간제 노동자 14만6000명 중 1년 미만 계약자인 7만3000명가량이다. 노동부는 공정수당 재원을 내년 예산안에 반영해 내년 계약 만료자부터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정규직 전환이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 대상 규모가 달라질 수 있어 현시점에서 정확한 예산 추계를 제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1년 미만 고용 대신 장기 고용으로 전환을 유도하면 소요 예산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세금 투입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좋은 일자리를 위한 예산 투입이므로 그 돈을 ‘아까운 돈’으로 봐야 할지는 의문”이라면서도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공정수당을 도입하면 단기계약에 대한 고용주의 부담이 커져 장기계약 전환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 사례를 보면 보상만으로 단기계약 의존을 낮추는 데는 한계가 있다.

스페인은 기간제 계약이 약정 기간 만료로 끝나는 경우 1년 근무당 12일분의 임금을 보상한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스페인의 임시계약 비중 감소 배경으로 임금 보상이 아닌 2021년 기간제 사용 자체를 제한한 노동개혁을 꼽았다. OECD에 따르면 스페인의 임시계약 비중은 2021년 4분기 21%에서 2023년 1분기 15% 미만으로 줄었고, 이 감소가 고용 감소로 이어지지 않았다. 공정수당만으로는 부족하고 기간제 사용 제한 조처가 병행돼야 한다는 의미다.

프랑스는 기간제 계약이 끝날 때 원칙적으로 계약기간 동안 받은 총 세전 보수의 최소 10%를 계약종료 수당으로 지급한다. 다만 기간제 종료수당이 있음에도 프랑스에서는 기간제·파견 계약이 신규 채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정부가 임금에 직접 개입해 노동시장이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진영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임금 체계는 더 열심히 일하도록 하는 인센티브 성격이 되는 것인데, 갑자기 일괄 적용하면 ‘정규직 말단보다 비정규직이 낫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공정수당을 민간으로 확산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기업이 비용을 부담하면서 비정규직 처우 개선에 나서기보다 아예 고용을 줄이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진영 교수는 “비정규직이나 저숙련 일자리는 인공지능(AI)이나 자동화 기계로 대체할 수 있어 기업에 비용 부담을 강요하면 아예 이런 일자리의 고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공정수당 부담 수준을 높여 단기 계약보다 정규직을 쓰는 게 낫다는 판단으로 옮겨가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김성희 교수는 “최소한의 보상을 주는 지금의 수준보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임금 격차를 감안한 수준으로 부담을 크게 늘리면 정규직 고용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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