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이종철 대표와 유가족들이 1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유가족협의회·시민대책회의 공동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지난 10일 창립한 유가족협의회, 국회서 기자회견/유가족들 “尹 대통령, 주어가 정확한 사과 해달라”/대표 “여권, 우리를 정쟁화로 유도하는 듯” 비판도 –
［경상뉴스=민태식 기자］최근 창립한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는 13일 이태원 참사에 대한 성역 없는 조사를 통한 진상규명과 대통령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또 최근 여권에서 이번 유가족협의회 창립을 세월호 사건에 빗대 표현한 것에 대해 반발해 “세월호 유가족을 만나보겠다”는 협의회 대표의 언급도 나왔다.
이날 협의회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한 가운데 고 이지한 씨의 부친인 이종철 협의회 대표는 “국정조사는 참사의 구조적 원인을 밝히고 정부가 2차 가해·재발 방지와 안전 대책을 세우는 과정”이라며 “법적, 행정적 책임까지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성역없이 충분히 조사해야한다”고 촉구했다.
협의회는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 일부 희생자 부검 시 마약 검사를 권유하게 된 경위를 비롯,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112 신고체계, 정부가 유가족끼리 연락하지 못하도록 했는지도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박가영 씨의 모친은 “윤석열 대통령은 ‘주어’가 정확히 들어간 사과를 해달라”며 “대통령의 사과는 단순한 사과가 아닌 국민에 대한 위로”라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 참여한 10여 명의 유족은 ‘성역 없는 조사’, ‘철저하게 진상규명’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기자회견에 참여했으며 행사 진행 도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최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협의회 창립을 두고 ‘세월호와 같은 길을 가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 등에 대한 반발도 여전했다. 고 이주영 씨 부친인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부대표는 “국민의힘에 공식적으로 면담을 요청한다”며 “공문을 발송할 테니 최근의 막말이 국민의힘의 공식적인 입장인지 전해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이종철 대표는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전화인터뷰에서 “정치인들한테 지금 2차 가해를 받고 있는 것 같다”며 “저희가 창립총회를 가졌을 때 권성동 의원이 하신 말씀은 저희들한테 댓글보다 더 충격을 주신 것 같다. 그리고 또 창원시의원 그분도 ‘시체팔이 하지 말라’고 어제 공연히 저희들한테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대표는 “저희들이 정치 단체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이야기를 하시는 것은, 세월호 (사태)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저는 몰랐다”며 “앞으로 세월호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한번 세월호 유가족 분들을 만나서 알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저희들이 볼 때 지금 현재 저들은 저희들이 정치 쪽으로 나오도록 밖으로 나오도록 유도하는 것 같다”며 “일부러 정쟁화 시켜서 저희들을 매장하려고, 저희들을 정쟁 쪽으로 나오도록 유도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지난 10일 창립한 협의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거쳐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49재를 맞는 오는 16일 오후 6시에는 ‘우리를 기억해주세요’라는 이름의 추모제를 이태원역 3번 출구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