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간사 선임의 건과 관련해 무기명 투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경상뉴스=민태식 선임기자]더불어민주당이 사상 처음으로 다른 당의 간사 선임을 막은 데 이어 상임위원회를 바꾸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일사부재의”라며 “나경원 간사 선임 부결로 정기국회 내(12월 초까지)에는 다시 상정 못 한다. 법사위에서 나가길 강권한다”고 밝혔다.
이날 법사위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표결을 통해 나 의원을 국민의힘 간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부결했다. 다른 당 간사 선임을 표결을 통해 가로 막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용민 의원이 쓴 것처럼 국회는 같은 회기 중에 같은 안건을 다시 올릴 수 없어서 정기국회 회기 중에는 나 의원 간사 선임안을 다시 올릴 수 없다.
장경태 의원도 SNS 글에서 나 의원을 향해 법사위를 떠나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경원 의원의 남편은 현직 법원장인데, 남편을 감사하나”라며 “법사위원도 사임하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나 의원이 재판을 받고 있는 점 등도 이유로 들어왔다.
민주당 주장처럼 이해 충돌 가능성이 있으면 다른 상임위를 맡는 것이 관례다. 하지만 이런 관례를 먼저 깬 것은 민주당이었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내로남불’ 주장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패스트트랙 충돌 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법사위 간사로 활동한 바 있다.
심지어 문재인 정부에서는 법무부 장관까지 지냈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나 의원 조건(패스트트랙 기소로 재판 중인 의원을 법사위 간사로 임명하면 곤란)이라면 얼마 전까지 간사를 했던 우리 당 박범계 의원도 같은 처지다”고 지적했다.
과거 사례이기는 하지만 도종환 전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직후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지냈고, 이개호 의원은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을 퇴임한 이듬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을 역임했다. 모두 문재인 대통령 시기 이뤄진 일이기에 이해충돌 가능성은 나 의원 못지 않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