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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진 작가 칼럼] 사천시청 브리핑룸의 비극

▲강희진 작가.

-사천시민참여연대 대표에 대한 패륜적 행위 규탄-

경남 사천시청 브리핑룸 기자회견 도중 믿기 힘든 사건이 발생했다. 그간 지역 발전을 위해 헌신해 온 박종순 사천시민참여연대 대표가 진보 단체 회원으로부터 폭력을 당했다.

사실이 아니라고 믿고 싶었지만 박 대표는 뇌진탕, 골절 등으로 ‘12주 치료’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박 대표는 구순을 넘긴 나이에도 변함없이 지역 현안에 대해 발언하는 분이다.

필자는 국회의원의 자서전이나 대담집 집필을 위해 의원회관을 자주 출입한다. 그곳에서 여러 번 박 대표를 만났다. 지난 20대 대선 당시 우주항공청 사천 유치 문제가 윤석열 후보에 의해 삼천포대교 연설 도중 불쑥 튀어나왔다. 사실 우주항공청 유치 어젠다는 지역 여야 정치인 모두의 염원이었다.

또한 사천에 우주항공 시대를 열기 위해 재임 시절 혼신의 힘을 다해 열정적으로 관련 시설을 확충하고 준비한 전임 시장도 있었다. 하지만 우주항공청이 현실화될 수 있었던 것은 대통령 후보의 발언이었고 당선 이후 이를 국정과제로 채택한 여당 대표 덕분이다.

우주항공청은 이후에도 우여곡절을 겪어 사천에 자리 잡았다. 필자는 이 과정을 소상히 안다. 실제 우주항공청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천문연구원이 자리한 대전지역 국회의원들에 의해 사천 유치가 저지될 뻔했다.

우주항공청을 두고 여야, 용산이 줄다리기할 때 박 대표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작고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는 박 대표를 만나면 먼저 90도로 머리부터 숙인다. 박 대표는 오랜 참여연대 활동으로 여야를 가리지 않고 국회의원과 인맥을 갖고 있다.

필자는 박 대표와 함께 우주항공청 유치 문제로 현 국무총리인 김민석 의원을 찾아간 적 있다. 김 의원은 원적지가 사천이고 사천에 대한 애정을 가진 분이다. 실제 지역구가 서울인데도 우주항공청 법안을 발의했다. 이는 민주당의 표밭인 대전지역 정서에 반하는 정치적 행보였다.

더구나 사천은 민주당에 우호적인 지역이 아니다. 당시 국민의힘이 집권 중이었고 우주항공청 사천 유치가 집권당의 공약이었다. 이 때문에 우주항공청 유치를 원하는 사천의 입장에서는 야당이었던 민주당 의원의 지원이 무엇보다 절실했다.

의원실에 앉은 박 대표는 자신이 미리 준비한 자료를 바탕으로 김 의원은 물론 동석자들이 탄복할만한 언변으로 우주항공청 사천 유치의 당위성을 설득했다. 이에 김 의원은 상황을 충분히 이해했고 자신이 힘 닿는 데까지 돕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표는 평생을 사천에서 살았기에 누구보다 지역에 대한 이해가 깊다. 각각의 정치 집단이나 단체들은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자유롭게 펼칠 수 있다. 이것이 민주주의다. 사천시청 브리핑룸도 그런 목적으로 만들어진 장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민주적 공간에서 ‘12주 치료’ 진단이 나올 정도의 폭력 사건이 벌어지다니 참으로 경악할 일이다. 더구나 전술한 것처럼 사천시민들은 박 대표에게 각자 조금씩 빚을 지고 있다. 물론 그가 타인에게 무엇을 바라고 평생을 그렇게 살아온 것은 아닐 것이고, 자신의 소명이라 여겨 한 일일 것이다.

지역 어른에 대한 폭력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더욱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이런 패륜적 행위가 민주적 질서를 중시하고 폭력을 배격해야 할 진보 단체의 기자회견장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당시 현장을 관리할 의무가 있는 공무원들의 책임 문제다. 구순의 고령자가 복도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하는데도 공무원들의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만큼 철저한 사실관계 확인이 요구된다.

이왕 일은 벌어졌다. 한 번 엎질러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는 법이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다시는 이런 불미스러운 사태가 사천 최고의 공공기관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청 차원의 조사가 필요하다.

[필자 소개]

강희진. 경남 사천 출생. 삼천포고와 연세대를 졸업했다. 1994년 KBS 드라마 극본 공모에 당선됐으며 KBS 다큐드라마를 다수 집필했다. 저서로는 장편소설 <유령>, <이신>, <올빼미 무덤> 등이 있으며 정치 대담집 <그 의견에는 동의합니다>, <공정한 경쟁>, <정치를 디자인하다> 등을 펴냈다.

2011년 1억 고료의 제7회 세계문학상 대상을 비롯해 2015년 재경사천시향우회 자랑스러운 사천인상, 2016년 문선초등학교 총동창회 자랑스러운 문선인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사천문인협회 회원이자 사천시민참여연대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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