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_img
spot_img
Home정치/사회/경제정치가족회사 동원에 차명업체까지…『지방의원들「수의계약 편법」백태』

가족회사 동원에 차명업체까지…『지방의원들「수의계약 편법」백태』

▲수의계약(PG)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구 용역·물품 납품·관급공사 수주 등 다양한 형태 계약 물의/현행법상 솜방망이 처벌 그쳐…”구태 바꾸기 위한 제도적 보완 시급”-

[경상뉴스=민태식 선임기자]최근 김경 서울시의원을 둘러싼 가족회사 수의계약 등 권력형 특혜 논란이 번지는 가운데 전국 지방의회 곳곳에서도 비슷한 사례들이 잇따르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진다.

의정 활동보다 사익 추구에 더 신경 쓰는 의원들을 견제하고 제대로 처벌하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만연한 수의계약·’법카’ 유용…처벌은 솜방망이

지방의회에서 가장 만연한 편법은 가족과 지인 업체 등에 일감을 몰아주는 수의계약이다.

부산 남구는 지난해 남구의회 의장 배우자가 운영하는 지역 방역업체가 남구 내 국공립어린이집과 복지관 등 총 12곳과 수의계약을 맺은 것을 확인하고 해당 기관에 계약 해지 조처를 내렸다.

이 방역업체는 2020년 5월부터 복지관 등과 31회에 걸쳐 2천400여만원을 받았다.

광주에서는 홍기월 광주시의원이 외부 학회의 회장이 운영하는 업체에 1천500만원 규모 연구 용역을 수의계약으로 맡겼다가 논란이 됐다.

이 학회는 홍 의원이 부회장 직함을 맡은 곳으로, 홍 의원은 학회 인연을 이유로 용역을 제안한 사실을 인정했다.

임미란 광주시의원은 지난해 사기업 법인 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했다가 검찰에 송치됐다.

경남에서는 하동군의회 한 의원이 특정 민간업체에 군정 사업 배정을 요구하고 본인 가족이 운영하는 업체가 군의회와 수의계약을 맺은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인천에서는 전자 칠판 납품 비리로 인천시의회 의원 2명이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이들은 2023년 10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인천시교육청이 추진한 20억원대 전자칠판 사업과 관련해 업체 관계자들로부터 1억6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전남 곡성군의회에서는 지난해 의원 7명 중 3명이 관급공사 수주 개입 등 비위 혐의로 검찰에 송치돼, 의회가 공식 사과하고 징계를 추진했다.

충남 홍성군에서는 김은미 군의회 부의장 시누이의 남편이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이 공공 치매 전담 노인요양시설 건립 사업에 선정돼 특혜 논란이 일었다.


▲이해충돌방지법(CG)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구 중구의회에서는 배태숙 전 중구의회 의장이 구청과 수의계약을 맺고 일감을 따냈다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그는 2022년 차명으로 인쇄·판촉물 업체를 만들어 중구와 9차례에 걸쳐 1천800여만원 상당 일감을 따낸 혐의로 지난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충북에서는 전 영동군의원이 영동군 마을 경로당에 노래방 기기를 설치하는 사업과 관련해 타인 명의의 납품업체를 내세워 계약권을 따냈다가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군의원 당시 지위를 이용해 사업 대상 경로당 및 납품단가 등에 관한 구체적 정보를 남편과 공범에게 제공한 것으로 드러나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경남에서는 의령군의회 김봉남 의원 배우자가 실소유주로 있는 한 폐기물처리업체가 최근 8년간 의령군이 발주한 관급 공사 등 370여건, 총 35억원대 계약을 수의계약으로 따냈다.

지방계약법상 지방의원 배우자 지분이 50%를 넘으면 수의계약을 맺을 수 없다.

김 의원 배우자가 가진 이 회사 지분율은 49%로 단 1% 차이로 제재를 피했다.

하지만 2022년 5월 시행된 이해충돌방지법은 공직자 자신과 배우자가 단독 또는 합산한 지분의 30%만 넘어도 수의계약을 맺을 수 없도록 했다.

이 배우자는 이해충돌방지법 시행 이후에도 3억원 상당의 수의계약 26건을 체결했다.

경기 평택시의회 한 의원은 아들이 운영하는 업체가 이해충돌방지법에 따라 공공기관과 수의계약을 하지 못하게 되자 지인이 운영하는 업체 이름을 빌려 수의계약 했다가 지난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지방선거(PG) [연합뉴스 자료사진]

◇ 수의계약 제한 장치 허술…”국회의원이 쥔 공천시스템 바꿔야”

지방의원 같은 공직자들의 수의계약을 제한하는 장치들은 존재한다.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33조(입찰 및 계약 체결의 제한)상 지방의회 의원과 그 의원의 배우자 등이 사업자인 경우 그 지방자치단체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을 감사 또는 조사하는 지방의회 의원 배우자 또는 직계 존·비속은 관련 공공기관을 상대로 수의계약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하지만 수의계약 체결이나 공공기관 물품 사적 사용, 직무 관련 부동산 매수 등 많은 경우에 형사 처벌이 아닌 대부분 행정처분인 과태료 부과에 그친다.

위법이 발견되더라도 소속 의회에서 징계위원회에 회부조차 하지 않는 때가 많고, 회부되더라도 사과나 출석 정지 등 가벼운 수준에 그쳐 실효성이 낮은 편이다.

해당 의혹이 불거진 사안을 경찰이 면밀히 조사해 형사 처벌이 가능한 부분을 확인해야만 법적 책임을 진다.

한 경찰 관계자는 “수의계약은 대부분 몇백만원 정도 과태료를 부과할 수밖에 없으니 해당 기관에 행정처분을 통지할 수밖에 없다”며 “대신 의혹이 형법상 죄와 연결될 수 있으면 혐의를 달리해 적용하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지방의원들의 편법을 막으려면 지역구 국회의원이 사실상 지방의원 공천권을 쥔 현재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회의원의 이른바 줄 세우기 문화가 개선되지 않으면 지금 같은 문제는 반드시 반복된다”며 “소위 돈을 내고 배지를 달았으니 수의계약 같은 방식으로 손해 보지 않으려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의원 자질이나 능력보다 금권, 충성도가 공천을 좌우한다”며 “구태를 바꾸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구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side_ad
side_ad
side_ad
side_ad
side_ad
side_ad
side_ad
side_ad
side_ad
side_ad

인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