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 연합뉴스
-20일 헌재 10차 변론 출석 주목/보수·진보 정권 넘나들며 요직 맡아/‘尹에 유리한 발언할 것’ 관측 우세/“尹 향한 인간적 미안함 진술 가능성”/내란죄 본인 사건에 영향 신중론도-
[경상뉴스=민태식 선임기자]한덕수 국무총리는 20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자신에게 17년 만에 다시 국무총리직을 맡기고, 야당의 해임 건의에도 재신임을 해 준 윤 대통령의 거취가 달린 재판에서 증언대에 서게 된 것이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 측이 한 총리를 10차 변론에 증인으로 신청한 만큼, 한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유리한 진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여권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 총리는 비상계엄에 대해선 찬성하지 않았다고 하겠지만 윤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인 미안함이나 그동안 야당의 폭거로 인한 국정의 어려움에 대해선 진솔하게 증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 총리가 누구를 배신하거나 하는 성정은 아니다”라며 “계엄에 대해서도 오히려 이를 막지 못한 자신을 자책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 총리는 실제 이날 자신의 탄핵심판에 출석해 “대통령님이 다른 선택을 하시도록 설득하지 못했다”며 자책하듯 말하기도 했다.
한 총리는 계엄 이전 사석에서 윤 대통령에 대해 “혁명가 체 게바라 같은 개혁가적 면모가 있다”는 평가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한 총리는 야당이 주도한 양곡관리법 등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고, 헌재 재판관 임명을 보류하는 등 윤 대통령의 국정 기조를 고수해 왔다. 앞서 윤 대통령은 2023년 9월, 야당이 주도한 한 총리 해임 건의안을 거부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한 총리가 이태원 참사,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논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논란 등의 책임이 있다며 해임을 추진했다.
반면, 한 총리가 국회에서 이미 “국무회의에 흠결이 있었다”는 취지로 발언한 만큼, 막상 윤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또한 한 총리는 내란죄 혐의로 입건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어 신중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헌재에서 하는 발언이 자신의 형사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 관료 출신인 한 총리는 문민정부부터 국민의정부, 참여정부, 이명박·윤석열정부에 이르기까지 진보와 보수를 넘나들며 요직을 맡아왔다. 자신에게 처음 중책을 맡긴 민주당 계열 정부와 다시 불러준 윤석열정부 사이에서 한 총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상관없이 정치적 파장은 작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