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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헤드라인『배달기사도 보호받나요?』기대 커졌지만… 현장선『글쎄』

『배달기사도 보호받나요?』기대 커졌지만… 현장선『글쎄』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 경기지부가 2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J대한통운 대리점에서 발생한 수수료 체불 사태의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하는사람권리기본법·근로자추정제 ‘패키지 입법’ 실효성은/근로기준법 보호 못 받는 노동자/임금 체불·직장 괴롭힘 사각지대/전문가 “사업주 면책… 보완 필요”-

[경상뉴스=민태식 선임기자]정부가 “일하는 사람은 모두 보호하겠다”며 일하는사람권리기본법·근로자추정제의 ‘패키지 입법’을 추진하자 노동 시민단체에 그간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못했던 노동자들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새 제도가 도입되면 자신들도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그러나 현장에선 이 법안들이 기대만큼 실질적 보호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하는사람권리기본법은 고용상 지위·계약 형식과 무관하게 일하는 사람의 권리를 보호·증진하겠다는 선언적 성격의 기본법이다. 근로자추정제는 타인의 사업을 위해 노무를 제공한 사실이 확인되면 일단 근로자로 추정하는 제도다. 실제로는 근로자인데 이를 인정받지 못했던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고용노동부가 일하는사람권리기본법과 근로자추정제 도입을 예고하면서 ‘이제 나도 보호받을 수 있느냐’는 상담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2일 밝혔다. 대체로 현행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던 플랫폼·특수고용·프리랜서·초단시간 노동자들이다.

음식배달 노동자 A씨는 최근 오토바이 사고로 포장 봉투가 조금 찢어졌지만 내부 용기와 음식은 온전해 무사히 배달을 마쳤다. 그러나 플랫폼 회사 측은 고객 민원이 접수됐다며 환불 음식값과 배달수수료 전액을 A씨에게 청구했다. A씨가 가져갈 돈에서 공제하겠다는 것이다.

A씨는 근로자가 아닌 노무제공자로 분류돼 근로기준법을 근거로 하는 임금체불 관련 노동부 구제를 받을 수 없다. 따로 비용을 들여 회사 측과 민사소송으로 다퉈야 한다. 노무제공자는 애초에 근로자가 아니어서 근로자추정제로도 보호받을 수 없다. A씨는 일하는사람권리기본법이 도입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지만 법에는 사측의 책임 전가나 일방적인 손해액 공제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다.

직장 내 괴롭힘도 사각지대로 남는다. 보험설계사 B씨는 관리자들에게서 “밥이 아깝다” “죽이고 싶다” 등 폭언에 노출됐다. 그러나 보험설계사 역시 대표적인 특수고용노동자로서 근로자추정제가 도입되더라도 근로기준법에 따른 직장 내 괴롭힘 관련 보호 절차를 적용받을 수 없다. 일하는사람권리기본법도 사업주에게 괴롭힘 예방을 위해 노력하도록 규정할 뿐 이미 발생한 괴롭힘에 관한 의무나 책임 규정은 없다.

판례의 벽도 높다. 골프장 캐디 C씨는 회사가 순번제로 ‘당번’이라는 이름의 무급 노동을 강요해 하루 7~8시간 청소와 카트 세팅, 심부름 등을 했다. C씨의 경우 근로자추정제가 도입되더라도 ‘캐디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다’는 판례가 누적돼 있어 근로기준법 적용 가능성이 작다는 분석이 많다.

윤지영 직장갑질119 대표(변호사)는 “정부는 (일하는사람권리기본법이) 기본법이어서 최소한의 수준에서 정했다고 설명하지만 법안은 그 자체로 사업주와 정부의 의무를 정한 완결된 법”이라며 “법이 규정하는 의무 수준이 낮아 사업주로선 면책근거가 될 수도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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