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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생활고 고려 ‘즉결심판’ 감경 –
［경상뉴스=민태식 기자］“방울토마토를 먹고 싶다”는 칭얼대는 딸의 말에 토마토를 훔친 어머니가 붙잡혀 경찰의 조사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찰은 생활고를 감안해 형사입건에서 즉결심판으로 감경 처분했다.
14일 구리경찰서 설명을 종합하면, 40대 여성 ㄱ씨는 지난 4월15일 구리의 한 마트에서 6살 딸이 먹고 싶다고 한 방울토마토를 1팩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폐회로텔레비전(CCTV)로 ㄱ씨를 특정해 열흘 뒤 출석을 통보했다. ㄱ씨는 먹다 남은 방울토마토를 경찰서로 들고 와서 “딸이 일부 먹었지만 남은 것이라도 돌려드리겠다. 돈이 없어 훔쳤다. 죄송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ㄱ씨는 최근 이혼 뒤 혼자 6살 딸을 키우고 있다고 한다. 전 남편은 딸의 양육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리시 조사결과 ㄱ씨는 생활고에 시달려 임대아파트 관리비와 임대료를 600만 원 가까이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명도소송을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경미한 범죄에 대해 감경 처분 등을 심사하는 경미범죄심사위원회를 열었다. 변호사, 의사 등 위원 다섯 명은 만장일치로 감경 결정을 내렸다. 경찰도 이 의견을 받아들여 ㄱ씨에게 형사 입건에서 즉결심판으로 감경 처분했다. 감경 처분이 결정된 대상자들에 대해서는 즉결심판(20만 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이 청구되며 전과 기록은 남지 않게 된다.
경찰 관계자는 “ㄱ씨는 선고 유예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보통 사람이라면 10일 안에 방울토마토를 다 먹었을 것이지만, ㄱ씨는 반도 못 먹은 채 반환했다. 어려운 생활고에도 예의를 차린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ㄱ씨는 기초생활수급 등의 지원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구리시에 지원 방안을 찾아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