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맨 왼쪽)과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는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가운데), 김오진 전 관리비서관의 모습. /연합뉴스
[경상뉴스=민태식 선임기자]윤석열 정부 관저 이전 과정에서 예산을 불법 전용한 의혹을 받는 전직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들이 구속됐다.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의 첫 신병확보다. 관저 이전 과정의 예산 전용과 공사 업체 선정에 김건희 여사 등 ‘윗선’이 개입했는지 규명하는 특검 수사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부동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김 전 실장과 윤 전 비서관에 대해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지난 2월 출범한 이후 86일 만에 이뤄진 첫 신병 확보다.
이날 두 사람과 함께 영장 심사를 받은 김오진 전 관리비서관은 ‘주거가 일정하고 범죄사실관계에 대한 입장, 관련사건 경과 등에 비추어 도망 및 증거인멸가 염려 없다’는 이유로 영장이 기각됐다.
김 전 실장 등은 2022년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당시 무자격 업체인 21그램에 공사비를 지급하기 위해 관저 업무와 무관한 행정안전부 예산 28억원 상당을 불법 전용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지난 19일 “관련 부처의 반발이 있었음에도 피의자들 지시에 따라 대통령 관저와 무관한 행안부 정부청사관리본부의 예산이 불법 전용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은 당선 직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에 들어가는 전체 비용이 약 496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 중 관저 이전(공관 리모델링) 비용은 약 25억원으로, 그중에서도 관저 내부 인테리어 명목으로 편성된 예산은 14억4000만 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후 실제 공사를 맡은 21그램이 낸 견적서에는 약 41억2000만 원이 인테리어 비용으로 기재돼 있었다.
당초 예산의 세 배에 달하는 비용이었지만, 대통령실은 이에 대한 별도 검증이나 조정 절차 없이 그대로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계약서나 설계도 등 계약 과정에서 필요한 문서도 제출되지 않았다.
특검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이 늘어난 공사비용을 확보하기 위해 행안부를 압박해 예비비 28억 원 상당을 불법적으로 전용·집행했다고 보고있다.
앞서 관련 부처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행안부가 ‘예비비를 더 만들기 어렵다’ ‘대통령 비서실에서 지시한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만든 정황도 드러났다.
특검은 공사에 참여한 업체들의 계좌를 압수수색해 분석한 결과 종합건설업 면허가 있는 원담종합건설이 받은 2차 공사 대금을 21그램 김태영 대표 측에 전달한 정황도 포착했다.
김 전 실장과 윤 전 비서관의 신병을 확보한 특검은 예산을 전용하고 공사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김 여사 등 윗선이 개입했는지 여부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21그램은 김 여사와의 친분을 바탕으로 김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가 주최하는 전시회를 후원하고 사무실 설계·시공을 담당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