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말의 해
[경상뉴스=김관수 기자]2026년 병오년은 60년 만에 돌아오는 ‘붉은 말의 해’이다. 육십간지(六十甲子) 중 하늘의 기운을 뜻하는 십간(十干)의 ‘병(丙)’이 오행(五行) 중 ‘불(火)’을 상징하며 붉은색을 나타내고, 땅의 기운인 십이지(十二支)의 ‘오(午)’는 말(馬)을 의미한다. 말은 예로부터 활동적이고 진취적인 기운을 상징하는 동물로 여겨져 왔다. 이에 2026년은 불의 기운과 말의 활력이 합쳐져 어느 해보다 활력이 넘치는, 새로운 도전이나 변화, 혁신을 시도하는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말티고개 등 도내 86곳 말과 관련된 지명
말은 우리 민족의 삶과 문화 속에 깊이 자리하고 있다. 유별난 말 사랑은 지명으로 남아 있다. 국토지리정보원에 따르면 전국에서 말과 관련한 지명은 744곳에 달한다. 전국 시도별로 보면, 전남이 142곳으로 가장 많고, 경북(102개), 충남(100개), 경남(86개), 경기(80개), 전북(78개) 등의 순이다.
주로 말을 키우는 목장이 있는 곳이거나, 지친 말과 사람이 쉬어가던 곳이 오늘날 지명으로 남아 전해진다. 진주시 옥봉동 ‘말티고개’가 그 예다. 옛날 고개 위에서 사람과 말이 쉬었던 곳이라 해 말티고개라 불린다. 사천시 선구동 ‘가마등’이란 마을은 임진왜란 때 우리 기마병이 주둔했던 곳이라 해서 붙여졌고 동서동의 ‘늑도(勒島)’는 섬의 모양이 말의 굴레를 닮았다 해 붙여진 이름이다.
또 옛 마산시(현 창원시 마산합포구와 마산회원구)는 산으로 둘러싸인 북쪽과 남쪽 바다의 형세가 마치 ‘말이 달리는 모습’ 혹은 ‘말의 등에 탄 모습’이라 해 ‘말의 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있다.
경남대학교는 중국 역사서 ‘사기’에 등장하는 지칠 줄 모르는 명마 ‘한마(汗馬)’를 상징으로 삼아 학생들의 강인한 의지와 기개를 표현한다.
그 외에도 창원시 의창구 북면의 ‘마금산’과 고성군 마암면(馬岩面), 밀양시 부북면과 상남면에 걸친 ‘마암산’ 등도 말과 관련해 붙여진 지명이다.
이 밖에도 김해시 생림면의 ‘말티고개(마현·馬峴)’는 고개의 형국이 천마가 바람을 가르며 크게 우는 ‘천마시풍형(天馬嘶風形)’이라 해 이름 지어졌으며, 인근에 마현산성이 남아있다.
60년 주기 병오년, 격동의 시기와 맞물려
60년 주기로 돌아오는 병오년은 역사적으로 크고 작은 격동의 시기와 맞물려 있다.
1846년 병오년은 천주교에 대한 대규모 종교탄압이 일어난다. 이 과정에서 김대건 신부를 비롯한 다수의 천주교 신자가 순교했다. 이는 쇄국정책을 고집하던 조선과 영, 미, 프랑스 등 외부 세력과의 충돌과 갈등이 종교탄압으로 고조되는 시기였다.
1906년 병오년은 일제의 통감부 설치로 조선 군대가 강제로 해산되고, 전국적으로 항일 의병 활동이 활발해지는 기폭제가 됐다.
1966년 병오년은 한국군이 베트남전에 전투 병력을 본격적으로 파병한 해다. 해외 첫 대규모 파병으로, 우리 경제 발전과 안보 등 현대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병오년은 한국 역사에서 주권 상실의 위기, 종교적 탄압, 국제 분쟁 참여 등 순탄치만은 않은 사건들을 겪어야 했다.

▲붉은 말의 해
새해, 붉은 말의 해는 어떤 해로 기억될 것인가?
지난 8일 교수신문이 2025년을 상징하는 사자성어에 대해 전국 대학교수 766명을 대상으로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33.94%(260명)가 ‘변동불거’를 택했다.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 여야의 격한 정치적 갈등 구조 등 미래가 불확실한 시대에 안정과 지속 가능성을 고민해야 한다는 시대적 메시지를 상징한다는 설명이다.
새해를 맞아 전국 각지에서 새해맞이 행사가 열린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딛고 활력과 열정이 가득한, 힘찬 도약을 준비하는 뜻깊은 새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