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I 노동조합 로고
-공급망·공공성·지역경제·R&D 등 8개 쟁점 조목조목 반박 성명-
[경상뉴스=김용수 대기자]한국항공우주산업(KAI) 노동조합이 한화의 KAI 지분 확대를 두고 공급망 장악과 항공우주 생태계 훼손 우려가 여전하다고 반박했다. 수직 결합이라는 이유만으로 이해상충 문제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20일 KAI 노동조합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해외 방산기업 정부 통제 ▲공급망 및 이해상충 ▲KAI 공공성 ▲지역 생태계 ▲독과점 ▲고용 및 구조조정 ▲국가 주도 연구개발(R&D) ▲방산 대형화 등 8개 쟁점에 대한 재반박 입장을 밝혔다.
“수직결합도 경쟁사 배제 가능”…공급망·이해상충 우려
가장 첨예한 쟁점은 한화와 KAI의 결합이 국내 항공우주산업 경쟁에 미칠 영향이다.
한화 측은 KAI가 기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엔진, 한화시스템이 레이더를 담당하는 만큼 양사 결합은 같은 시장의 경쟁사를 합치는 수평결합이 아닌 수직결합이라는 입장이다. 지상무기에는 현대로템, 유도무기에는 LIG넥스원, 함정에는 HD현대중공업 등 별도 사업자가 존재하는 만큼 방산시장 전체를 장악하는 구조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수직결합 역시 경쟁 부품업체를 배제하는 ‘봉쇄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맞섰다. 국내 항공우주산업은 완성 항공기 플랫폼을 개발하는 KAI에 한화와 LIG 등 업체가 장비를 공급하는 구조인 만큼 KAI가 한화 계열로 편입되면 계열사 제품 채택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성능이나 기술 우위와 관계없이 한화 계열사 제품만 활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면 국산 항공기 플랫폼의 글로벌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LIG 등 지난 30여년간 KAI와 성장해 온 항공방산 협력업체들의 기술 개발 기회가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부품 조달 과정에서의 이해상충 가능성을 놓고도 양측 주장이 엇갈렸다. 한화 측은 KF-21 엔진은 KAI가 아닌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방위사업청과 직접 계약하고 있고 방산 원가 역시 정부 규정에 따라 산정되는 만큼 대주주가 임의로 계열사에 유리한 가격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화 측은 KF-21 엔진은 KAI가 아닌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방위사업청과 직접 계약하고 있고 방산 원가 역시 정부 규정에 따라 산정되는 만큼 대주주가 임의로 계열사에 유리한 가격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노조는 정부의 원가관리만으로 이해상충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원가는 정부가 검증하더라도 어떤 업체와 부품을 선정하고 항공기 플랫폼에 어떤 기술 사양을 적용할지는 개발 주관 기업의 판단 영역이라는 것이다. 한화가 KAI와 직접 계약하는 항공전자 분야 LRU(현장교체가능부품)도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 KAI 노동조합
지역 생태계와 관련해서는 한화가 밝힌 55조원 투자 가운데 상당 부분이 제주와 순천 등 사천 이외 지역 인프라와 연계될 가능성이 있다며 KAI 인력과 인프라 유출 가능성을 우려했다.
방산 대형화론에도 선긋기…”한화가 유일한 해법 아냐”
한화는 미국과 유럽 방산업계의 대형화 사례와 KAI의 재무 부담 등을 들어 민간자본 유입과 규모 확대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노조는 방산 대형화 필요성이 있더라도 한화가 반드시 그 주체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최근 K-방산 성장 역시 각 기업 전문화에 기반한 만큼 한화를 유일한 해법으로 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미국 사례도 근거로 들었다. 노조는 미 국방부가 2022년 보고서에서 방산업계 통폐합에 따른 공급망 취약성과 기술 혁신 저하, 소수 계약자 의존 확대 등을 경고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독과점 우려로 록히드마틴의 에어로젯 로켓다인 인수를 저지한 사례도 제시했다.
KAI의 재무지표 악화에 대해서도 KF-21과 FA-50 등 항공기 사업은 개발과 양산이 장기간 진행되는 만큼 특정 시점 실적과 부채비율만으로 사업 건전성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공공성과 R&D 체계에 대해서는 최대주주가 특정 민간그룹으로 바뀌면 법적 정부 통제가 유지되더라도 경영진 인사와 예산 배분, 사업 우선순위 등 실질적인 의사결정 방향은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화의 KAI 지분 확대를 둘러싼 공방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를 앞두고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