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100일 기자회견
-진짜대한민국 회복과 정상화/합리/정상화/상식/대선 슬로건에서 국정철학으로 또렷이/비정상의 정상화, 합리·상식 통하는 국정/말 그대로 국민 주권 국가, 국민 행복 국가-
[경상뉴스=김용수 대기자]이재명 대통령이 말하는 ‘진짜 대한민국’이란 무얼까. 오랫동안 머릿속에서 맴돌기만 할 뿐 실체를 알 수 없었다. 대선 출범식에서도, 대통령 취임사에서도 어렴풋이 형체만 보일 뿐이었다. 지난 11일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모두 발언과 기자회견을 지켜보고서야 ‘진짜 대한민국’ 슬로건에 잠재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철학이 뚜렷이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선거 ‘진짜 대한민국’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4.30. 연합뉴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상식과 비상식, 정상화와 비정상화, 합리와 불합리에서 비와 불(부)를 없애는 노력을 통해 국민이 주인이고,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다짐이라고 생각한다. 완성형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존속하는 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할 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다.
비정상적인 주식시장을 정상화하는 것이고, 비상계엄을 통해 무너진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것이다.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진 검찰 권력을 정상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다. 민생경제 분야는 물론이고, 외교안보·과학·문화 분야 등 국정 전반에 걸쳐있는 공통 과제다.
이를 염두에 두고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바라보면 현재 대통령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그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를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재명 정부가 정상적인 것을 비정상으로 돌리거나, 비상식적인 일을 할 때에는 주권자인 국민과 언론은 따끔한 채찍을 들어야 한다. 잘하고 있을 때는 칭찬을 아낄 필요가 없다.
진짜 대한민국이란 무엇인가, 궁금증을 가진 건 지난 4월 30일부터다.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 21대 대통령선거 ‘진짜 대한민국’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배경에 적혀있는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이란 문구가 눈에 확 들어왔다.
“진짜 때한민국?” “가짜 대한민국도 있나?” 처음에는 친위쿠데타를 일으킨 윤석열 정부의 ‘가짜 대한민국’과 대비시켜 자신의 선명성을 부각하기 위한 선거 구호로 받아들였다.
단순한 선거 구호가 아니라 실체가 있는 것이라면 어떤 의미일까. 출범식에서 이재명 대선 후보는 “민생을 회복하고, 민주주의를 되살리고, 분노와 상처를 치유하고, 정의와 통합이 흐르는 사회를 함께 만들어 가자” 고 말했다.
내가 지켜본 이재명 후보는 공약을 잘 이행한 성남 시장이었고, 경기도지사였다. 그렇다면 진짜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으면 분명한 실체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6월 4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식 연설은 당연히 주목할 수 밖에 없었다. 이 대통령은 “명실상부한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들겠다. 다시 힘차게 성장 발전하는 나라를 만들겠다. 모두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다. 문화가 꽃피는 나라를 만들겠다.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겠다 ”고 다짐했다.
이게 진짜 대한민국인가. 이런 나라가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취임식에서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은 여느 취임식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연설 끝날 즈음에 “모든 국가 역량이 국민을 위해 온전히 쓰이는 민주공화국을 만듭시다. 작은 차이를 넘어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 진짜 대한민국을 향해 나아갑시다.” 라는 대목에서 ‘진짜 대한민국’의 실체를 대략이나마 파악할 수 있었다.
대통령의 목소리로 들은 ‘진짜 대한민국’의 개념 정의는 무척 반가웠다. 국민들이 서로를 인정하고, 주인이 되고, 행복한 삶을 산다면, 그것이 진짜 대한민국이라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하지만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다짐이 아니라 ‘진짜 대한민국을 향해 나아가자’는 표현을 사용한데서 안도했다.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했다면 선거구호 재탕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러나 나아가자고 한 것을 보고 실체가 있는 것이라는 확신이 섰다.
하지만 채워지지 않는 구석이 있었다. 어떤 과정, 어떤 수단을 통해 ‘진짜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겠다는 것인지가 생략됐기 때문이다. 100일 기자회견이 기다려진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 모두 발언에서 지난 100일을 ‘회복’과 ‘정상화’의 시기로 요약했다. 회복은 망가진 것을 정상화한 것이고 정상화는 비정상을 정상상태로 되돌려 놓았다는 것을 의미할 테다.
회복은 민생경제회복,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표현에서 전 정부와 차별화된 이재명 정부의 현주소와 미래를 읽을 수 있다.
이 대통령은 회견 중에 정상화라는 말을 특히 많이 사용했다. 정상적인 경제성장, 주식시장 정상화, 회사경영 비정상운영의 정상화, 경영풍토 정상화 등등. 아울러 불합리, 비합리, 합리, 상식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대통령은 특히 정치권을 향해 “여야가 좀 상식이 부합하고 합리적인 결론에 이르면 좋겠다”는 소회를 피력했다.
▲6월4일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취임식. 연합뉴스.
여기서 대선 슬로건이었던 ‘진짜 대한민국’의 실체를 확인했다. 상식이 살아 숨 쉬는 대한민국이다. 내란 세력이 망가뜨린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것, 민생경제를 되살리는 것, 비정상의 검찰을 정상으로 돌려 놓는 것, 상식이 통하지 않는 상법을 개정해 정상화하는 것, 비정상적인 주식시장를 바로 잡는 것, 과도한 부동산 투기를 하지 못하도록 정상 관리하는 것, 비합리적이고 불합리한 것을 바로 잡는 것 등이다. 이는 모든 분야에 해당할 터이다. 궁극적으로는 모든 국민이 행복하게 사는 나라가 진짜 대한민국이라는 것.
‘진짜 대한민국’은 단순한 선거 슬로건이 아니였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 철학을 떠받치는 기초임이 명확해졌다. 그러므로 예컨대 정상화와 합리 상식이라는 단어를 100일 기자회견에서 제기된 각종 현안들에 대입하면 이재명 정부의 정책 추진 방향을 읽힌다. 안보 분야, 핵연료 처리 문제, 전략적 유연성 문제, 국방비 문제, 통상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과의 통상협상 대해 이 대통령은 “어떤 이면 합의도 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국익에 반하는 결정은 절대 하지 않는다. 협상의 표면에 드러난 것들은 거칠고 과격하고 불합리하고 비상식적이고 그렇지만 최종 결론은 합리적으로 귀결될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야 되겠죠.”라는 말 속에도 진짜 대한민국을 향한 결기가 보인다. 국민 주권 정부인 이재명 정부가 초심을 잃지 않고 ‘진짜 대한민국’을 향해 뚜벅뚜벅 나아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