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돌아온 국군포로 고 조창호 중위. 연합뉴스
-「나는 대한민국 육군 소위다.」-
[경상뉴스=김관수 기자]1996년 개봉한 영화 알바트로스는 6.25 전쟁에 참여했다 중공군에 납치된 주인공 경민이 북한 포로수용소에서의 참혹한 생활을 견뎌내고 결국 극적으로 탈출해 귀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영화는 주인공 경민은 죽을 위기에서도 “나는 대한민국 육군 소위”라며 북한 보위부 정치장교의 협박을 단칼에 물리친다.
이 영화는 실제 국군포로였던 고 조창호 중위의 실화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포병간부후보생 13기로 임관하여 육군 포병 소위로 참전했고 1951년 5월 강원도 인제전투에서 중공군에게 납치된 그는 북한에서 국군포로의 신분으로 43년간 강제 노역에 동원됐다. 대한민국에서는 1951년에 전사자로 처리됨과 동시에 육군 중위로 추서되어 있었지만 1994년 귀환 후 정식 전역했다.
하지만 조 중위와 같이 자력으로 국내로 귀환한 인원은 조 중위를 시작으로 2010년까지 80명이고 이 가운데 생존자는 14명뿐이다. 보훈처에 따르면 조 중위와 같이 6·25 전쟁 당시 국군포로와 국군 실종자 8만2000명(1953년 유엔사령부 추정) 가운데 정전협정 후 유엔사령부가 송환받은 국군포로는 8343명에 불과하다. 북한은 일관되게 국군포로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이에 국가보훈처는 귀환한 국군포로 참전용사에 대한예우 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보훈처는 국군포로 참전용사를 격에 맞게 예우하기 위해 국립묘지법 개정, 지원금 지급, 미귀환 국군포로 추모시설 건립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보훈기금 증식을 위해 정부가 설립한 88관광개발이 귀환 국군포로 14명에게 다음달부터 매달 20만원을 귀환용사 지원금으로 지급한다. 자생의료재단과 연계해 연간 300만원 상당 한방의료지원 서비스도 제공된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연합뉴스
또 귀환 국군포로들이 귀환용사 자격으로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있도록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을 추진한다. 지금은 장기 복무 제대군인 자격으로 안장되는데 개정이 이뤄지면 안장 지원의 격이 높아질 전망이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북한에서 귀환하지 못한 국군포로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송환 노력이 수십 년간 부족했던 점에 대하여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귀환 국군포로 참전용사에 대한 감사·위로 방문과 함께 현충원 안장을 위한 국립묘지법 개정 등 예우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