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경상뉴스=민태식 선임기자］조희대 대법원장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과 비밀 회동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18일 현직 판사가 ‘대법원장이 한 전 총리와 만난 적이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혀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법원행정처는 “대법원장은 한 전 총리를 만난 적이 전혀 없다”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한 전 총리 등과 비밀리에 만나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처리를 논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전날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과 관련해 한 전 총리와는 물론이고 외부의 누구와도 논의한 바가 전혀 없다”며 “거론된 나머지 사람들과도 제기되고 있는 의혹과 같은 대화 또는 만남을 가진 적이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는 입장문을 냈다.
이날 법원 내부게시판(코트넷)에는 입장문에 대해 “(한 전 총리와)만난 사실 자체가 있었는지 여부는 명시하지 않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봉수 창원지법 부장판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 선고일 이후부터 이재명 대통령 사건 파기환송심이 선고되기 전까지 대법원장님께서 한 전 총리를 만난 사실 자체가 전혀 없었다면, 분명하게 다시 한 번 밝혀주시기를 건의드린다”고 했다.
이에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댓글을 달아 “전날 입장문은 제가 대법원장님으로부터 입장을 직접 들은 후 문구를 정리한 것”이라며 “대법원장께서는 탄핵 선고일 이후부터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 선고까지 한 전 총리를 만난 적이 전혀 없음을 명확히 밝혀주셨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문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대법원장께서 선거법 사건과 관련 외부 누구와도 논의한 바가 전혀 없다’는 점을 기재하는 것만으로 당연히 의미 전달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며 “표현을 정제하다보니 의미 전달의 부족함이 생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민주당 부승찬 의원은 16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 직후인 작년 4월 7일에 조 대법원장과 한 전 총리, 정상명 전 검찰총장, 김건희 여사 모친의 측근 등이 만났다는 제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 대법원장이 이 모임에서 ‘이재명 선거법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오면 알아서 처리한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부 의원 주장에서 언급된 인사들은 회동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한 전 총리 측은 “헌재의 탄핵 결정 이전과 이후를 막론하고 조 대법원장과 회의나 식사를 한 사실이 일절 없다”고 했다. 정상명 전 총장도 “조 대법원장과 개인적 친분이 전혀 없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