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_img
spot_img
Home경남종합학교급식노동자 1명이 100여명 급식 책임지는데…교육부 장관『20~30명 아닌가』

학교급식노동자 1명이 100여명 급식 책임지는데…교육부 장관『20~30명 아닌가』

▲25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이주호 교육부 장관에게 학교급식실 문제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국회의사중계시스템
-고민정 “정부청사는 50여명 수준, 학교급식실 식수인원 연구해야”…이주호 장관 “바로 연구 착수할 것”-

[경상뉴스=김관수 기자]학교급식노동자 한 명이 100여명 이상의 급식을 담당하며 골병이 들어가는 현실에서, 주무부처 장관인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학교급식실의 기본적인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듯한 모습을 보여 질타를 받았다.

이 장관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으로부터 대전의 일부 학교에서 벌어진 급식 중단 사태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최근 대전 지역의 학교급식노동자들은 교직원 배식대 별도 설치와 냉면 그릇 사용을 거부하고, 전처리된 식재료 등을 요구하는 준법 투쟁에 나섰다. 학교급식노동자들의 요구는 당장의 인력 충원이 어렵다면, 업무 경감을 위한 대안이라도 함께 찾아보자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큰 문제 없이 개선이 이뤄졌지만, 두 학교에서는 학교급식노동자들의 요구를 거부하며 급식 중단 사태가 벌어졌다. (관련 기사 : ‘대전 학교급식 차질’ 논란 속 사라진 학교급식노동자의 호소 “노동강도만이라도…”)

두 아이의 학부모이기도 한 고 의원은 “기왕이면 신선한 달걀을 막 깬 것으로 먹었으면 좋겠고, 양파든 오징어든 싱싱하게 온 것을 그 자리에서 바로 손질해 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엄마로서는 든다”면서도 “그런데 이분들이 과연 그럴 환경과 상황이 되는가 살펴봐야 한다. 이분들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양을 할 것이라고 보나”라고 물었다.

이 장관은 구체적인 답변을 하는 대신 “많이 고생들 하시는 건 잘 알고 있다”고 둘러댔다. 이에 고 의원은 “조리사 1명이 담당하는 학생 수가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느냐”라고 콕 집어 묻자, 이 장관은 당황한 표정으로 참모진을 찾는 듯 두리번거리다 “정확한 숫자는 제가…”라고 말끝을 흐렸다. “얼마쯤 되면 적정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뭐…한 20~30명”이라고 자신 없는 목소리로 답했다.

사실상 이 장관은 학교급식노동자 1명이 현재 얼마큼의 노동을 감당하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저임금, 고강도 노동으로 매년 학교급식실 결원 문제가 반복되고, 대전 지역에서 학교급식 중단 사태가 벌어진 게 불과 이번 달 벌어진 일이었다. 더욱이 학교급식실 문제 등의 해결을 위해 학교비정규직 관련 노동조합 대표자들은 지난 21일부터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단식 농성을 진행 중이다. 그런데도 이 장관은 학교급식노동자들이 놓인 현실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고 의원은 답답한 듯 “자료 좀 보시라”라며 국회에서는 급식노동자 1명이 담당하는 식수인원이 80여명 안팎이고, 서울청사에서는 급식노동자 1명이 50여명의 식수인원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짚었다. 반면, 학교급식실은 이보다 2배가량 많았다. 경기 지역의 경우 학교급식노동자 1명이 153명을, 서울 지역의 경우 학교급식노동자 1명이 137명의 급식을 담당하고 있었다.

고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액상란 대신) 계란을 다 까라, 양파를 다 까라, 오징어를 다 손실하라, 그게 가능한가”라며 “저는 급식노동자들이 단식농성까지 한다길래 얼마큼 상황이 최악이길래 그런가 봤더니, 이 지경이다”라고 성토했다.

고 의원은 “그러니 사람들이 학교급식실에서 일하지 않고, 결원 상태가 엄청나게 심각하다. 혼자서 150명을 감당할 정도의 노동을 해야 하니까”라며 “그럼 이분들이 그만큼의 돈은 받나. 학교급식노동자 1년 차 기본급을 보니 최저임금도 안 됐다”라고 말했다.

고 의원은 이어 “조리사 1인당 가능한 식수인원이 몇 명인지 연구해야 한다”며 “교육부가 식수인원이 몇 명이 적정한지 연구를 좀 해주시라”고 요구했다.

이 장관은 그제야 “좋은 제안”이라며 “바로 연구에 착수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최근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가 전국 6,849명의 학교급식노동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서는 절반 이상(60.5%)의 응답자가 1인당 식수인원이 100~150명이라고 응답했다. 적정 식수 인원으로는 60~100명 미만을 대부분 꼽았다. 과도한 식수인원으로 인한 고강도 노동은 조기 퇴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1인당 식수인원이 150~200명인 집단에서는 조기 퇴사 발생 경험이 49.7%에 달한 반면, 100명 이하인 집단에서는 31.2%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side_ad
side_ad
side_ad
side_ad
side_ad
side_ad
side_ad
side_ad
side_ad
side_ad

인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