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김만중문학상 수상자 발표
-소설 대상 김연수‘이토록 평범한 미래’/시 대상 황인숙‘내 삶의 예쁜 종아리’/소설 신인상 김지연·시 신인상 정재율-
[경상뉴스=이경용 기자]경남 남해군은 ‘제14회 김만중문학상’ 대상에 소설집 <이토록 평범한 미래>의 김연수 소설가와 시집 <내 삶의 예쁜 종아리>의 황인숙 시인이 선정됐다고 16일 밝혔다.
남해군은 지난 10월 5일과 11일 ‘제14회 김만중문학상 심사위원회’와 제14회 김만중문학상 제2차 운영위원회’를 각각 개최하고 수상자 선정 작업을 마무리했다.
대상 이외에도, 소설부문 신인상에는 <마음에 없는 소리>의 김지연 소설가, 시·시조 부문 신인상에는 <몸과 마음을 산뜻하게>의 정재율 시인이 선정됐다.
소설부문 대상으로 선정된 김연수 소설가는 경상북도 김천시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 <작가세계> 여름호에 시 <강화에 대하여> 외 4편이 당선되면서 등단했으며, 1994년 장편소설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로 제3회 작가세계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고, 내놓는 작품마다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호평을 받고 있다.
시·시조 부문 대상에 선정된 황인숙 시인은 서울 출신으로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8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나는 고양이로 태어나리라〉가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1999년 제12회 동서문학상, 2004년 제23회 김수영문학상, 2018년 제63회 현대문학상 등 다양한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다.
평론가 김현은 1988년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한《새는 하늘을 자유롭게 풀어놓고》를 평하면서 시인이 “통과 제의가 끝나면, 자기가 자기 마음대로 살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자기의 꿈을 하나둘 슬그머니 드러”내는 점에서 시인의 시를 “애드벌룬의 시”라고도 평했다.
올해로 14회째를 맞이한 김만중문학상은 기존 공모 방법에서 벗어나, 추천위원회의 추천작품을 접수 받아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치는 2단계 과정을 도입해 문학상 제도의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소설 부문 심사에는 백시종·김종성 소설가가, 시·시조 부문은 나희덕·이문재 교수가 3개월에 걸쳐 심도 있는 심사를 진행했다.
▲황인숙 시 대상 ‘내 삶의 예쁜 종아리’
남해군은 오는 10월 21일 남해군 남해유배문학관에서 시상식을 개최할 예정이며, 각 부문별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2천만 원, 신인상 수상자에게는 5백만 원의 상금이 각각 수여된다.
한편, 남해군은 서포 김만중 선생의 작품 세계와 문학 정신을 기리고 유배문학을 계승해 한국문학 발전에 기여하고자 지난 2010년부터 매년 김만중문학상 수상자를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사진〉김연수, 황인숙
<참고> 백시종 심사부위원장의 종합 심사평
김만중 문학상 시, 시조 부문 대상에는 연민의 연대를 노래한 황인숙 신인이 선정되었다. 수상작은 황인숙 특유의 명랑한 언어로 유배자의 내면 풍경과 거주 환경을 공감력 있게 드러내고 있다. 가난은 견디기 힘들지만 스스로 선택할 경우 고결한 삶의 방식일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꿈이고 희망인가! 황인숙씨는 결연히 묻고 있다. 서포와 함께 독자들과 함께 황인숙 시인의 유배문학상 수상을 축하해 마지않는다.
신인상을 수상한 정재율의 시집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도 마찬가지다. 작품 한 편 한 편이 투명하고 단단한 유리로 지어진 건축물 같다. 단어 하나 허투루 쓰는 법 없고, 간결하고 고요한 문장들조차 밀도와 긴장감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다.
김만중 문학상 소설 부문 수상작 ‘이토록 평범한 미래’의 작가 김연수는 오래전에 그 기량과 가능성을 검증받은 세련미를 고루 갖춘 소설가다. 실제로 동업자인 젊은 작가들이 뽑은 올해의 소설가로 수차례 선정된 작가는 김연수가 유일하다. 과연 이 시대 소설가 중에 조용하고 부드러운 언어로 진정한 미학을 형상화 한 작가가 김연수 말고 또 있을까 싶다. 이토록 ‘평범한 미래’를 만장일치로 수상작으로 정한 이유도 소설의 본류인 서사를 무시하는 세대임에도 서정적인 언어와 더불어 풍부한 서사를 조화롭게 활용, 소설의 재미를 살려냈기 때문이다.
신인상은 김지연의 ‘마음에 없는 소리’가 차지했다. 신인답지 않게 서사를 골조로 삼아 환상적인 기법으로 주인공 내면의 치부를 파헤치는 솜씨가 탁월하다. 앞으로의 활동에 큰 기대를 걸어도 좋은 작가임을 새삼 확인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