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민이 16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육류 코너를 둘러보고 있다. 이날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주 삼겹살은 100g당 2629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2% 올랐다. 연합뉴스
-AI·ASF 동시 확산에 공급감소/전쟁 장기화도 밥상 물가 자극/사전 비축·수입산 풀어도 ‘한계’-
[경상뉴스=민태식 선임기자]정부가 물가관리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지만, 잇따른 악재에 밥상물가 잡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아프라키돼지열병(ASF), 구제역이 동시에 확산하면서 축산물 가격이 오른 데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3주 이상 이어지면서 식품 원자재 연쇄 인상의 압박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계란 특란 10개 평균 소비자가격은 지난주 기준 3892원으로 1년 전(3210원)보다 21.25% 올랐다. 지난주 육계 가격은 ㎏당 6252원으로 지난해보다 7.9% 올랐다. 삼겹살은 100g당 2629원, 목살은 2456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각각 6.2%, 4.3% 비쌌다. 앞다릿살은 1531원으로 작년보다 10.4% 올랐다.
계란과 육계 가격은 고병원성 AI가 6개월간 지속되며 요동치고 있다. 2025∼2026년 동절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한 산란계 살처분은 980만 마리가 넘었다. 지난해(483만 마리)의 약 2배 수준이다.
마찬가지로 돼지고기 가격 상승도 ASF의 영향이 컸다. 질병을 막기 위한 이동 제한으로 도축 마릿수가 줄어든 영향이다. 지난달은 조업 일수 감소까지 맞물려서 지난해보다 15% 이상 줄었다.
유통업계는 일단 수급에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할인과 냉동닭 등 비축 물량을 통해 축산업계가 받은 충격이 고스란히 밥상에 전달되는 걸 막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돼지고기의 경우 ASF 확산세가 빨랐던 지난달 판매 가격이 대형마트 기준 전년 대비 10% 수준 인상됐다가 최근에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마트는 수입 냉동 삼겹살 등 사전 비축 물량을 확대, 6~7개월 수준의 판매 물량을 확보해 공급 안정성 강화에 나서고 있다. 또한 다음 달 1일까지 계란 특란(30구)을 6980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홈플러스도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수입한 미국산 신선란 가운데 2만8000판을 확보해 16일부터 전국 대형마트와 일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점포에서 판매한다. 가격은 한 판(30구) 5790원으로 국내 계란 평균 소매가격보다 약 15% 낮은 수준이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물가인상에 대한 소비자 체감도 점점 커질 수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모돈이 대규모로 폐사하면 올 4분기 이후 공급 감소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 중장기적으로 더 큰 가격 변동이 있을 수 있다”며 “고병원성 AI는 확산세가 빨라지고 있어서 시장 변동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관측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도 장기적으로 밥상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 국제유가 상승과 고환율이 장기화하면 원부자재 수입물가가 시차를 두고 오를 수밖에 없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전쟁이 장기화하면 수출입이 직접적으로 제한되지 않아도, 거의 모든 원자재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