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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곡법 거부권「부정 여론」에… 당정, 간호법·의료법「중재안」 선회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새 지도부 선출 뒤 대통령실, 정부와 상견례를 겸한 첫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2023.03.19.

– 당정, 간호법·의료법 간담회 후 중재안 마련/양곡법 재의요구 부정론 우세…신중 기한듯/이해관계 복잡해 타결 난항…재의요구 여지 –

[경상뉴스=민태식 기자] 국민의힘과 정부가 줄곧 반대했던 간호법 제정안·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직역 단체들의 의견을 듣고 중재안을 내겠다고 입장을 바꾼 배경엔 윤석열 대통령의 양곡관리법 개정안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대한 부정 여론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여당은 일단 중재안 수용을 설득한다는 방침이지만, 워낙 이해관계가 복잡해 쉽지 않아 보인다. 중재안 마련에 실패할 경우 여야는 ‘법안 강행 처리’와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라는 강대강 대치 상황에 빠질 수밖에 없다.

10일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과 정부, 대통령실은 전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무총리공관에서 비공개 고위 당정 협의회를 열고 간호법 제정안·의료법 개정안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당정은 우선 오는 11일 민당정 간담회를 열어 관련 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중재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민주당이 이들 법안을 강행 처리할 시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요청할지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한다.

간호법 제정안은 간호사, 전문간호사, 간호조무사의 업무 범위와 간호사 처우 개선 등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의료법 개정안은 중범죄를 저지른 의료인의 면허 취소를 골자로 한다.

두 법안 모두 지난달 23일 야당 주도로 본회의 직회부가 결정됐지만, 정부여당은 직역간 갈등 소지가 크다며 반대하고 있다. 거대 야당이 오는 13일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하면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 행사로 맞대응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협의회에서도 당정이 두 법안이 야권 주도로 강행 처리될 경우 윤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요청할지에 대해 논의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당정은 논의 끝에 중재안을 마련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정부여당의 이 같은 입장 선회는 앞서 윤 대통령의 양곡관리법 개정안 재의요구권 행사에 부정적인 여론이 더 많았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4일부터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양곡관리법 재의요구권 행사에 대한 입장을 물은 결과 ‘좋게 본다’는 응답은 33%, ‘좋지 않게 본다’는 응답은 48%로 나타났다. 개정안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60%에 달했다.

과잉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면 재정 부담이 증가한다는 정부 주장이 제대로 홍보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다 지난 2016년 5월 이후 7년 만의 재의요구권 행사라는 점이 강조되면서 부정 여론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정부여당에 부정적인 여론이 많은 상황에서 정부여당이 또다시 다른 법안에 대해서도 ‘재의요구’를 먼저 언급할 경우 오히려 국회 입법권을 부정한다는 역풍을 맞을 수 있는 만큼 신중을 기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재의요구권 행사 여지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중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야당이 두 법안을 강행 처리할 경우 정부여당이 또다시 재의요구권 행사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9일 오전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경우에 따라 재의요구를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필요에 따라 국회를 통과한 법안에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고위 당정 협의회 직후 브리핑에서 야권과 직역 단체들이 중재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에 대해 “그다음 단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정책위가 여러 시나리오를 준비할 것 같다”며 여지를 뒀다.

윤 대통령이 다른 법안들에 대해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경우 여야 대립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당 원내대표가 교체되는 시기인 만큼 대립 양상이 어떻게 바뀔지 예상하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국민의힘은 앞서 지난 7일 협상력을 강점으로 내세운 윤재옥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8일 차기 원내대표 선거를 치를 것으로 보인다.

윤 원내대표는 이번 주 초 민주당 지도부를 만날 계획이라고 전하면서 “합리적인 타결 지점이 생길 수 있도록 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여야가 편안하게 대화할 상황이 아니라는 우려가 크다.

야당은 간호법·의료법을 비롯해 노란봉투법, 방송법 개정안 등도 본회의 처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인 데다 윤 대통령이 최민희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임명을 거부할 수 있는 만큼 여야 대립이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민주당 내에서 대여 협상보다는 강성으로 맞서는 원내대표 선출에 힘이 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야당과 협치 물꼬를 터야 하는 윤 원내대표의 협상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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