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시사만평 홍순구 시민기자의 ‘동그라미 생각’
조희대가 선택한 “캄비세스왕의 재판”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발생한 폭동 사건 당시까지만 해도 사법부는 사회 질서를 수호하는 기관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지귀연 판사가 구속 수사 중이던 내란 수괴를 ‘기간’이 아닌 ‘시간’이라는 독특한 법 해석으로 석방하면서 사법의 독립성과 판결의 일관성에 대한 우려가 증폭됐다.
이재명 대표의 2심 무죄 판결 이후 대선을 40여 일 앞둔 시점에서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부의해 파기환송을 결정한 과정은 누가 보더래도 사법부의 무리한 정치 개입이다. 전에도 사법 신뢰는 과거에도 금이 간 적이 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법관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제대로 된 책임 추궁이 이뤄지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오늘날 또 다른 사법농단 의혹으로 이어지는 단초가 되었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파기환송’ 판결은 사법부에 대한 우려를 현실로 증명했다. 마침 한덕수 국무총리의 사퇴와 맞물려 내려진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은 시기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많은 국민에게 마치 모든 것이 사전에 정해진 각본 같은 느낌을 준다. 사법부는 독립된 헌법 기관이며, 정치적 중립성과 법의 일관성을 지켜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그 기본을 위협하고 있으며, 국민은 더 이상 사법부를 온전히 믿지 못한다.
죄에 대한 확실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 대가는 결국 국민 모두에게 돌아온다. 검찰 조직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심우정 검찰총장, 법은 상황에 따라 코걸이도 귀걸이도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조희대 대법원장. 국민 무서운 줄 모르고, 국민을 기만하는 법관들에게 ‘캄비세스 왕의 재판’과 같은 중벌을 본보기로 보여줘야 할 때가 왔다.
** ‘캄비세스 왕의 재판’이란 고대 페르시아의 캄비세스 2세가 뇌물을 받고 부당한 판결을 한 판관 시삼네스(Sisamnes)를 산 채로 가죽을 벗기는 극형에 처한 사건이다.
추천
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