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7회국회(임시회) 4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대표 연설을 마친후 퇴장하고 있다. 2023.06.19.
-정성호 “적절한 시기, 적절한 방법”/서영교 “최고위원 만류에도 설득 당해”/김종민 “‘방탄 정당’ 성찰 시간은 필요”/조응천 “혁신기구 논의 물꼬 틔워준 것”-
[경상뉴스=민태식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 결단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당내에서 이어진다. 지도부를 비롯한 친명계 중진 의원의 호평은 물론, 비명계 의원들도 민주당이 ‘방탄 정당’ 프레임에서 벗어나 당 혁신의 물꼬를 터줬다는 점에서 비교적 후한 점수를 줬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전날 이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법으로 잘했다”며 “역시 이재명답게 본인이 고민하고 결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적절한 시기에 당내 (방탄 정당 관련) 불만이나 비판을 누그러뜨리고 국민들에게도 민주당을 향한 비판을 완화시킬 수 있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 포기를 통해 검찰 수사를 정면 돌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인 것이라는 견해에 대해서는 “그것까지는 예측에 불과하다”고 말을 아꼈다.
정 의원은 이전과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김용, 정진상 두 이재명 핵심 참모들의 재판 과정을 보면 유동규의 진술에는 아무 증거가 없다”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차고 넘친다고 하는 증거가 하나도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수사보다 재판이 더 중요한데 언론에 재판 내용들이 별로 나오고 있지 않다”며 “전체 재판의 분위기를 보면 검찰 수사가 무리한 수사였구나라고 하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전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불체포특권 포기’에 대한 최고의원들의 의견을 물었다고 한다.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꾸준히 교감을 해왔지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를 언급할 것이라는 사실은 당 지도부도 대부분 몰랐던 것을 보인다. 실제로 이를 만류하는 최고위원들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최고위원 일부는) ‘이것이 또 다른 갈등의 빌미가 돼서는 안 된다. 또 저들은 무도하게 체포영장 발부라든지 이런 카드를 정치적 탄압으로 갖고 올 것이고 그러면 당내에서는 갈등의 소재가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대표가)’지금은 해야 할 일이 많고, 오래전부터 고민했다’고 이야기했고, 오히려 저희가 설득당했다”고 덧붙였다.
한 장관의 ‘어떻게 실천할지는 잘 모르겠다’는 발언을 겨냥해서는 “뜬금없는 표현이고, 무능한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또 “올바르지 못한 체포영장을 발부하지 않게 지휘하는 것이 법무부 장관이 해야 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비명계도 대부분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 발언 자체는 ‘잘한 일’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김종민 의원은 같은 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 늦기는 했지만 지금이라도 그런 입장을 발표한 것은 잘한 일”이라며 “민주당이 방탄 정당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단지 아쉬운 것은 2월부터 6월까지 4개월 동안에 불체포특권과 관련된 수많은 사건이 있었고, 표결이 있었다”며 “그 과정에서 어김없이 민주당이 방탄 정당이라고 하는 오명을 쓰고, 국민들로부터 멀어져갔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지난 4개월 동안의 상황에 대해 민주당이 한번 근본적으로 성찰을 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공식 출범을 앞둔 민주당 혁신기구의 짐을 덜어줬다는 견해도 있다.
조응천 의원은 “혁신위에서 친명이 얘기하는 대의원제 폐지, 당원 소환만 얘기할 수는 없지 않나”라며 “도덕성 회복도 얘기를 해야 하는데 (불체포특권이) 걸려 있으면 한 발짝도 못 나가지 않겠나. 물꼬를 틔워주는, 공간을 열어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다만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과 사퇴는 별개의 문제라는 주장도 이어졌다.
조 의원은 “이건 방탄 논란, 사법 리스크와 관련된 것”이라며 “리더십 리스크는 또 있는 것이고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있기 때문에 (불체포특권 포기)를 했다고 해서 아무 문제 없다. 그냥 가자. 이렇게 직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