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고성군 영오면의 한 농산물선별장 모습. 7일 이곳에서 프로그램 재설치 중이던 로봇이 오작동해 설치업체 작업자가 숨졌다. 경남소방본부 제공
-경남 고성 파프리카 작업장서/로봇 프로그램 설치 직원 가슴 집어/3월엔 군산 車부품 공장 사고
“산업현장 안전장치 확충 필요”-
[경상뉴스=김용수 대기자]7일 오후 7시 45분쯤 경남 고성군 영오면의 한 농산물유통센터 파프리카 선별 작업장에서 산업로봇이 작동 프로그램을 수정 중이던 작업자를 박스로 오인해 위에서 얼굴과 가슴 부위를 집어 작업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최근 산업 현장에서 인공지능(AI), 로봇 등의 활용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장치 확충과 안전의식 제고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날 영오면의 한 농산물유통센터 선별장에서 산업로봇이 센서 오류로 작업자 A(40대) 씨를 로봇 팔로 집어 작업자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당시 이 작업장에서는 컨베이어 벨트에서 포장돼 나오는 파프리카 박스를 다른 컨베이어 벨트로 옮겨주는 로봇을 재프로그래밍하고 있었으며 A씨는 설치업체 직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산업로봇 설치 과정에서 센서 오류로 이상 유무를 확인한 후 재차 센서가 제대로 작동되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로봇이 A 씨를 박스로 인식하고 얼굴과 상체 부위를 위에서 압착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사고를 낸 로봇은 컨베이어 벨트 주변 바닥에 고정된 상태에서 로봇 팔 1개가 위아래, 양옆으로 움직이며 작동한다. A 씨는 당시 농산물 선별라인과 농산물 선별기계 구조물 사이에 압착돼 있었으며 로봇이 A 씨의 안면과 좌측 쇄골을 누르고 있는 상태였다. 119는 유압 콤비툴을 이용, 선별기계 구조물을 분리해 A 씨를 구조해 이송했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은 현장 안전관리 책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과 과실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28일에도 전북 군산의 한 자동차부품 제조 공장에서 작업자 1명이 산업로봇을 점검하던 중 오작동으로 로봇 기계에 눌려 중상을 입었다. 2022년 4월에는 경기 평택 진위면의 음료 생산공장에서 30대 근로자가 컨베이어 벨트와 연결된 산업로봇을 점검하던 중 신체가 끼이는 사고가 발생해 목숨을 잃었다. 2020년 7월에도 충남 아산의 한 자동차부품 공장에서 산업로봇을 점검하던 40대 노동자가 갑자기 작동한 로봇 팔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났다.
당시 40대 중국인 작업자가 부품을 생산하는 로봇 작동이 이상하다는 말을 하자 작업반장이 로봇 작동을 멈추고 수리를 시작했지만, 전원이 꺼지지 않은 상태에서 B 씨가 실수로 작동 스위치를 눌러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도 로봇 오작동 사고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201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북쪽의 자동차 공장에서 산업로봇이 오작동해 직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