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액상 담배의 ‘에어로졸’, 폐는 물론 뇌·심혈관·대사 시스템 등 전신에 악영향/벽지, 가구에 달라붙어 수개월간 영·유아 등에 해 끼칠 수 있어-
[경상뉴스=김관수 기자]액상 전자담배에서 배출되는 ‘에어로졸’이 폐는 물론 뇌와 심혈관, 대사 시스템 등 거의 모든 장기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수많은 연구 논문을 통해 확인됐다.
특히 전자담배의 에어로졸이 벽지나 가구에 달라붙어 노출자에게 장기적으로 해를 끼치는 ‘3차 간접 흡연’의 위험성도 제기됐다.
담배업계는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궐련)에 비해 덜 유해하다’며 궐련의 대체재 또는 금연 수단으로 홍보하지만, 이와 배치된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일반인들은 전자담배의 에어로졸이 ‘수증기’ 정도로 생각하고 연초를 태우는 궐련의 연기와는 다르다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 국제담배규제기본협약(FCTC) 제9차 당사국 총회 문서에 따르면 에어로졸은 발생원에 따라 먼지(기계적 분해), 미스트(mist, 분무에 의해 생성), 안개(냉각으로 증기 응축) 등으로 분류되는데, 전자담배처럼 열과 관련된 화학 반응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 ‘연기’로 간주된다고 밝히고 있다. 즉, 전자담배의 에어로졸도 궐련의 연기처럼 해로울 수 있다는 뜻이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변민광 교수는 미국 전자담배 연구그룹인 오하이오주립대의대 로렌 E. 월드 교수, UC샌디에고의대 로라 E. 크로티 알렉산더 교수와 함께 전자담배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리뷰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전 세계 140여편의 핵심 연구 사례(대부분 액상 전자담배 관련)를 종합 분석해, 전자담배 노출이 여러 장기에 미치는 영향을 집대성했다.
최근 여러 연구에서 전자담배에 함유된 유해 물질과 흡연 과정에서 생성되는 에어로졸의 위험성을 제기해 왔다. 전자담배 기기로 가열된 액상은 미세먼지보다 작은 나노(10억분의 1) 크기 입자인 에어로졸로 바뀌어 공기 중에 떠 다니거나 흡연을 통해 흡연자의 신체 내로 들어가게 된다.
나노 단위의 니코틴과 중금속, 독성 물질들은 대기오염을 일으키고 흡연 시에는 폐포와 혈관에 더욱 깊숙이 침투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전자담배 노출에 의한 가장 흔한 영향은 산화 스트레스 증가와 염증 반응이다. 연구팀은 전자담배가 단순히 폐 건강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뇌와 심혈관, 대사 시스템 등 거의 모든 장기에서 독성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전자담배 사용자는 비흡연자 대비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이 최대 1.4배 높았으며 일반 담배와 전자담배를 혼용하는 여성의 경우 중성지방 수치가 3.9배까지 치솟는 사례가 보고됐다. 또한 니코틴과 나노 입자가 혈관 내피세포를 손상시켜 동맥경화와 혈압 상승, 동맥 경직도 증가를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뇌의 에너지 대사를 방해하고 직접적인 염증을 유발해 인지 능력을 떨어뜨리는 한편, 뇌의 포도당 이용률을 저하시켜 뇌졸중 발생 시 뇌 손상을 더 심각하게 만드는 것이 확인됐다.
전자담배 에어로졸이 벽지나 가구에 달라붙는 ‘표면 침착’으로 인한 3차 간접 흡연의 위험성도 확인됐다. 이는 환기 후에도 수개월간 남아 영유아나 반려 동물에게 직접적인 독성 노출을 일으킬 수 있다.
아울러 연구팀은 전자담배 에어로졸이 야기하는 대기 오염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현재의 대기 오염 물질 배출 시나리오가 지속될 시, 그로 인한 사망률이 2050년까지 두 배로 증가할 것이라는 네이처(Nature)지의 전망을 인용해 경각심을 더했다.
변 교수는 8일 “이번 연구는 전자담배가 단순히 폐 건강에만 국한되지 않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에 독성을 유발한다는 학계의 공통된 결론을 도출해 낸 것”이라며 “달콤한 향기에 가려진 전자담배의 위험성을 일반 대중과 정책 입안자, 의료 전문가 모두가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5년 국내 일반 담배 흡연율은 2019년 대비 약 12% 줄어든 반면, 전자담배 사용률은 약 82% 증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연간 약리학 및 독성학 리뷰(Annual Review of Pharmacology and Toxic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