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5월 31일 박성철 북한 부수상이 극비리에 방한해 박정희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다. 박 대통령 왼편이 박 부수상, 오른편이 이후락 중앙정보부장. [통일부 제공]
1971년 11월∼1979년 2월 정치 분야 회담…비밀접촉 과정 담아/이후락, 서울 온 北박성철에 “공산당 잡던 두목이 북한과 마주앉아”/통일부, 남북회담문서 1678쪽 공개-
[경상뉴스=민태식 기자] 분단 이후 최초로 나온 통일 관련 공동합의서인 7·4 남북공동성명 발표 전 비밀접촉 전말 등을 담은 남북회담문서가 공개됐다.
5일 통일부는 1971년 11월~1979년 2월 정치 분야 남북회담문서 총2권(1678쪽 분량)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 시기 남북은 미중 화해 분위기로 탄력을 받은 동북아 데탕트 국면에서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을 도출했다.
이번에 공개된 문서는 7·4 남북공동성명 발표 전 양측이 접촉을 타진하면서 실무자와 고위급 인사 상호방문이 급물살을 탄 당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1971년 11월 시작된 실무자 간 비밀접촉이 11차례 진행된 끝에 실무자급 상호 교환방문이 이뤄져 고위급 인사 상호방문이 성사됐다.
이에 따라 1972년 5월 박정희 전 대통령 심복이자 정권 2인자인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이 평양을 찾아 북한 김일성 주석의 동생인 김영주 노동당 조직지도부장과 만났다. 북측 박성철 제2부수상 역시 서울을 방문해 이 부장과 면담하고 박정희 대통령을 예방했다.
7·4공동성명 결과 구성된 남북조절위원회 회의가 1973년 8월 북측의 일방적인 선언으로 중단된 이후 남북은 판문점 우리 측 자유의집과 북측 판문각을 번갈아 오가며 10차례나 예민한 분위기 속에서 회의를 열기도 했다.
남북회담 문서가 공개된 건 지난해 두차례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로, 지난해 1월 제정된 ‘남북회담문서 공개에 관한 규정’에 따른 것이다.
시기 및 사안별로 자세히 보면 ▲7·4 남북공동성명 발표 전 비밀접촉(71년11월~72년6월) ▲7·4 남북공동성명 발표(72년7월) ▲남북조절위원회공동위원장 회의(72년10월~11월) ▲남북조절위원회 회의(3차례 72년 11월~73년6월) ▲남북조절위원회 부위원장 회의(73년12월~75년3월) 관련 진행과정과 회의록 등이다.
문서 원문은 통일부 ▲남북회담본부 ▲국립통일교육원 ▲북한자료센터 내에 마련된 남북회담문서 열람실 에서 열람할 수 있다.
공개 목록 및 방법 등은 남북회담본부누리집(https://dialogue.unikorea.go.kr)에서 알아보면 된다.
통일부는 “앞으로도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대북정책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남북회담문서 공개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