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관매직’ 김건희 1심 징역 7년 선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순표 부장판사)는 김건희 여사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2026.6.26 [서울중앙지법 제공]
-처단형 상한 근접한 징역 7년 선고…”특가법 알선수재 주체 중 가장 중해”/반클리프 가품, 범행 은폐용 인정…”김건희 청탁구조 사회 전반 걸쳐 형성”-
[경상뉴스=민태식 선임기자]김건희 여사가 남편이 대통령에 당선된 뒤 청탁과 함께 유명 화가 그림과 명품 가방, 시계 등 총 3억 원 상당 금품을 수수한 혐의가 모두 유죄 판단을 받았다.
재판부는 만약 영부인이 민간인 신분이 아니라 공무원 신분이라면, 특가법상 뇌물죄를 적용해 최고 무기징역이 선고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민간인인 김 여사에게 뇌물죄를 적용할 수 없는 법률적 한계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수사 당시에도 주목받은 지점으로, 이날 다시 한번 그 문제를 짚은 것이다.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순표 부장판사)는 김 여사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며 “특가법상 알선수재의 주체로 상정할 수 있는 사람 중 가장 중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는 공무원의 직무에 개입해 이익을 취하는 알선수재 혐의 가운데 대통령 영부인보다 더 강력한 지위와 영향력을 가진 민간인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재판부는 김 여사를 향해 “그 어떤 고위 공직자보다도 대통령 및 국정 운영 전반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면서도 “공무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특가법상 뇌물죄 적용 대상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직무와 관련해 이익을 받은 공무원을 처벌하는 뇌물죄는 공무원 직무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알선수재 혐의보다 그 형량이 세다.
하지만 뇌물죄는 공무원인 사람이 금품을 받아야 성립하는 신분범 범죄로, 김 여사에게 단독으로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특검팀도 수사 당시 김 여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공모했다는 점을 입증해 특가법상 뇌물죄를 적용하고자 시도했으나, 윤 전 대통령과의 연결점을 찾지 못하면서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만을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재판부는 “만약 피고인이 공무원 신분이었다면 수뢰액이 1억 원 이상인 경우 무기 또는 십년 이상 징역이라는 중형의 대상”이라며 “영부인이라는 지위가 요구하는 사회적 책무를 외면한 채 그 지위를 그저 사적 이익 추구의 수단으로 활용한 점에서 그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가품이 김 여사 오빠의 장모 자택에서 발견된 점에 대해서도 “수사를 의식하면서 범행 흔적을 은폐하려 했음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간 김 여사는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으로부터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받은 혐의를 부인하며 “지인에게서 빌린 것”이라거나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며 말을 바꿔왔다.
재판부는 “금품을 제공한 자들이 저마다 청탁을 품고 접근했음이 수사·재판 과정에서 명백히 드러났음에도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려 했다”며 “진정한 반성의 모습을 확인하기는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김 여사가 이 회장에게 목걸이를 반환하고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씨에게 손목시계 대금 명목을 이체했으나, 재판부는 그 경위나 시기에 비췄을 때 수사 및 재판을 고려한 행위로 보고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 여사가 수수한 것으로 인정된 금품은 아래와 같다. 이 가운데 목걸이와 브로치, 금거북이는 남편이 대통령에 당선된 뒤 취임 전 기간에, 나머지는 영부인 시절 받았다.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3월 당선됐고, 같은해 5월 취임했다.
구체적으로는 ▲ 이우환 화백 진품 그림(1억4천만 원 상당) ▲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5천560만 원 상당) ▲ 티파니앤코 브로치(2천610만 원 상당) ▲ 그라프 귀걸이(2천210만 원 상당) ▲ 금거북이(215만 원 상당) ▲ 세한도 복제품(50만 원 상당) ▲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3천990만 원 상당) ▲ 디올백·샤넬 화장품·주류·책(530만 원 상당)으로, 가액의 합계는 2억9천여만 원에 달한다.
지난 4월 김 여사가 통일교 현안 청탁을 대가로 그라프 목걸이와 샤넬 가방 2개를 수수한 혐의도 인정된 만큼 현재까지 김 여사가 수수한 영부인 지위를 활용해 수수한 금품 가액은 총 3억8천만 원에 이른다.
재판부는 중견 건설사 회장부터 목사, 현직 검사 등 김 여사에게 금품을 공여한 이들에 대해서도 “그 배경과 직업도 다양하다”며 “김건희를 둘러싼 비공식적인 청탁 구조가 특정 집단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형성되어있다”고 판단했다.
김 여사가 디올 가방을 수수하는 모습을 촬영해 유튜브에 게시한 최재영 목사의 경우 잠입취재를 통해 공익적 문제제기를 하려 했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전적으로 잠입취재를 위한 행위로 평가하긴 어렵다”면서 “대통령 배우자와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관심사나 요청사항을 전달하려는 의도 역시 존재했다고 보인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