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윤석열 전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국군의날 만찬서 ‘비상대권’ 언급 증언/윤, 곽 전 사령관 증언에 웃음 터뜨려-
［경상뉴스=민태식 선임기자］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을 겨냥해 “잡아 오라.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늘(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는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의 속행 공판을 열었습니다.
증인으로 출석한 곽 전 사령관은 지난해 국군의날(10월 1일) 행사가 끝난 뒤, 윤 전 대통령과 대통령 관저에서 만찬을 하며 당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시국 상황과 관련해 ‘비상대권’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왼쪽)과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 / 사진=연합뉴스
이에 윤 전 대통령은 “국군의 날 행사를 마친 군 수뇌부들이 자대로 가야 한다고 몇 사람만 온대서 관저에 있는 주거 공간으로 왔지 않느냐”면서 “오후 8시 넘어 오셔서 앉자마자 소맥, 폭탄주를 돌리기 시작하지 않았느냐”고 했습니다. 이어 “술 많이 먹었죠. 내 기억에 굉장히 많은 잔이 돌아간 것 같은데…”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그는 “그날은 군인들 생일 아니냐. 그래서 그냥 저녁을 넘어가기가 뭐해서 초대를 많이 했는데 몇 사람이 못 온다고 해서 만찬장 말고 주거 공간의 식당으로 오라고 한 건데, 거기서 시국 이야기할 상황은 아니지 않느냐”고 질문했습니다.
그러자 곽 전 사령관은 “그렇게 말씀하시니 제가 지금까지 말하지 못했던 부분을 하겠다”며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곽 전 사령관은 “차마 그 말씀은 안 드렸는데…한동훈하고 일부 정치인들을 호명하면서 당신 앞에 잡아 오라고 그랬다”며 “당신이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이때까지 검찰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고 한동훈만 이야기했다”며 “윤 전 대통령이 그 말씀만 안 하셨어도 제가 이런 말은 안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곽 전 사령관의 증언을 듣고 어색한 웃음을 터뜨리며 추가 질문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한편, 곽 전 사령관은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계엄 당시) 윤 전 대통령이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 안에 있는 인원을 밖으로 끄집어 내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은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