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해있다. [사진 = 연합뉴스]
-계좌관리한 증권사 前직원 증인 출석/“매일 주식잔고·매매현황 등 보고” 증언-
[경상뉴스=민태식 섬임기자] 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거래 당시 증권사 직원에게 주가 조작 세력으로 추정되는 인물들과 수익의 40%를 나눠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하는 통화 녹취록이 공개됐다.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사건의 속행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김 여사 명의 계좌를 관리하던 미래에셋증권 전 직원 박모씨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2010년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거래할 무렵 김 여사에게 거의 매일 주식 잔고와 매매 현황을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박씨는 김 여사의 미래에셋증권 계좌 4개를 관리했다. 박씨는 “영업점에서 직접 거래한다면 보고를 하지만 홈트레이딩서비스(HTS)로 주식을 거래하는데 일일이 보고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법정에선 김 여사가 “블록으로 좀 팔고 그리로 옮기겠다” “이걸 11시 50분까지 해야 된대요” “사이버 쪽에 내가 40% 주기로 했어”라고 말한 내용도 공개됐다.
특검 측이 “김 여사가 사이버 쪽 사람들에게 이익금의 40% 주기로 약정한 걸로 보이는데 맞느냐”고 묻자, 박씨는 “그렇게 보인다”고 대답하며 “일반적이진 않은데 이런 식으로 하는 분들이 시장에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사이버 쪽 사람들’이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작전 세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 측은 ‘사이버’라는 표현과 관련해 “HTS를 잘 모르는 사람이 사이버란 표현을 쓰지 않는가”라고 물었고 박씨도 “제 기억에 사이버라고 부르는 사람이 많았다”고 답했다.
이날 공개된 음성 중에는 김 여사가 박씨에게 개인 휴대폰으로 통화하자고 하거나, 무선 인터넷 용 ‘에그’ 사용법을 묻는 내용도 있었다. 특검은 김 여사가 통화 녹음이 남는 영업점 전화 대신 개인 휴대폰을 쓰고, IP 주소기록이 남는 것을 피하기 위해 에그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