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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 전수조사」이후…처분 농지 쏟아질때 『완충장치』필요

▲ 게티이미지
-연말 78만㏊ 심층조사 끝나면/처분 농지 쏟아져 땅값 악영향/농지은행 내년 매입예산 증액/임대수탁 활성화 요구 잇따라-

[경상뉴스=민태식 선임기자]추석 연휴 정부 농지 전수조사가 정치권을 달구면서궜다. 거래 위축 등 실상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이어가는 가운데 심각한 부작용은 조사 후 처분명령이 내려지는 시점에 터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처분 대상 농지를 흡수할 충분한 예산 확보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추석 연휴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경자유전과 이를 지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헌법, 즉 국민의 명령”이라면서 전수조사의 차질 없는 이행 방침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고령으로 농사를 못 짓거나 상속받은 농지는 (제재) 대상이 아니다”라면서도 “(투기 세력이) 제재를 무산시키기 위해, (제재) 비대상자들을 자기 편에 세우려고 거짓말로 선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야권은 즉각 공세에 나섰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SNS에 “‘직접 농사짓지 않으면 투기’라는 원칙부터 꺼내들었다가 우려가 커지자 고령·질병·상속 등 불가피한 사정은 구별하겠다고 한다”면서 “투기를 막는다는 명분 아래 국민의 복잡한 삶을 하나의 잣대로 재단하고 그 원칙에서 벗어난 사람은 잠재적 투기꾼으로 의심하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야권의 비판은 이번 조사로 농지 거래가 위축되고 가격이 떨어졌다는 현장의 호소를 등에 업고 지속된다. 다만 그런 실상이 객관적 지표로 충분히 검증되지 않으면서 공세가 결정타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당정은 올 1∼7월 농지 거래량이 19만2674필지로 지난해(18만8606필지)보다 오히려 2.2% 늘었고 공시지가도 1㎡(0.3평)당 4만3291원으로 지난해(4만2314원)보다 2.3% 오른 점 등을 근거로 전수조사 부작용 비판을 방어하고 있다.

하지만 이 수치도 조사가 본격화한 5월 이후 실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효력은 길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문제는 올해말 심층조사가 끝난 뒤다. 심층조사 면적은 기본조사에서 ‘농지법’ 위반 사례로 파악된 30만㏊와 위험군 56만㏊ 가운데 중복을 뺀 78만㏊ 규모다.

채광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 중 1%만 처분 의무 대상이 돼도 연간 농지 거래량(15만필지)의 40%에 이르는 6만필지가 시장에 한꺼번에 나오게 된다”면서 가격 충격 가능성을 우려했다. 필지규모는 78만㏊를 조사 대상 전체 농지의 1필지당 평균면적(0.13㏊)으로 나눠 계산했다.

결국 공공이 상당 부분 매물을 흡수해야 하지만 재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내년도 정부예산안에 반영된 농지은행의 농지매입 예산은 2조305억원이다. 이 금액을 산출할 때 가정한 매입 농지규모는 공공임대용 농지매입(3000㏊)과 처분농지매입(2850㏊)을 더해 5850㏊다. 심층조사 대상면적의 0.75%에 그친다. 해당 예산 확대에 여야가 강력한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국회 심의 과정에서 대규모 증액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지은행의 임대수탁 활성화도 숙제다. 채 연구위원은 “물량 흡수의 중심을 소유권을 옮기지 않는 임대수탁에 둬야 하고 이를 위해 임대수탁 조건을 완화해야 한다”면서 “형제자매가 지분을 공유한 상속농지는 공유자 전원 동의가 있어야 위탁할 수 있는데, 지분 과반수 동의로 수탁을 허용하고 임대료는 지분대로 배분하도록 하면 상속농지 상당수가 법 위반 없이 제도권으로 들어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민간 농지 거래 활성화 대안도 요구된다. 농업진흥지역 내 농지를 주말·체험 영농 목적으로 취득할 수 있도록 규제를 다시 푸는 방법이 거론되지만, 비농민 농지 소유를 확대한다는 점에서 반론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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