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수 대표
‘사천 권력’ 15명이 새로 탄생했다. 시장 1명, 경남도의원 2명, 사천시의원 12명 등이다. 사천시민들의 삶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권력은 지방 권력이다.
권력은 사람의 언어와, 표정, 인간관계 자체까지 바꾸는 교활한 힘이 된다. 선거 때는 고개를 숙이던 후보가 당선 후 갑자기 목에 힘이 들어가고, 겸손을 말하던 사람이 어느 순간 시민을 훈계하려 든다. 봉사를 외치던 사람이 자신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적대시하는 모습은 지방정치에서 너무도 흔한 풍경 속 어느 순간 권력에 중독된 것이다.
권력을 지닌 사람은 어느 순간부터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잊고, 주변의 비판을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충언은 불편해하며, 반대 의견은 제거 대상이다. “내가 곧 조직이고 지역이다”라는 착각이 자리 잡는다.
이런 현상은 더욱 심각하게 나타나며 좁은 인간관계와 학연·지연 중심 구조 속에서 지방 권력은 쉽게 사유화로 변질되기 때문이다.
지방의회 본연의 역할은 집행부를 감시 견제하고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은 자신을 시민의 대표가 아니라 지역 ‘관리자’ 혹은 ‘감독자’처럼 인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의원 배지가 순식간에 봉사의 상징이 아니라 특권의 증표처럼 변질된다.
사람이 ‘완장’을 차게 되면 이전까지는 평범한 인물이었지만, 작은 권력을 손에 쥐는 순간 타인을 억압하고 군림하려 든다. 권력은 크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권력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역사회 안에서 행사되는 작은 권력은 시민의 삶에 직접적 위압으로 작동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당선된 15명이 스스로를 “자치 일꾼”이라고 자처하지만, 그 내면 깊숙한 곳에 ‘사천 권력’이 되었다는 오만이 자리 잡고 있는지 모른다는 의구심이 든다.
시민들의 머슴을 자처하고 낮은 자세와 봉사를 강조했지만, 막상 당선 이후 일부 인사들의 행태를 보면 ‘일꾼’의 모습보다 ‘권력자’의 그림자가 더 짙게 드러나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민을 위해 일하겠다”라는 말은 넘쳐났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지역의 중심인물로 인정받고 싶은 욕망, 행사장마다 존재감을 과시하고 싶은 욕망, 공직사회와 지역사회단체 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은 욕망이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자치 일꾼’이라는 표현은 시민 친화적 언어일 뿐, 내면에는 “내가 곧 사천의 힘”이라는 권력 의식이 자리하고 있다.
문제는 바로 이 지점에서 권력 중독이 시작된다. 전화 한 번에 공무원들이 긴장하며, 행사장마다 의전이 따라붙기 시작하면 일부 ‘사천 권력’들은 그것을 선출직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로 생각하기는커녕 자신의 ‘권력’으로 받아들인다. 그 순간부터 ‘봉사자’는 사라지고 ‘권력자’만 남는다.
사천에서 일부 시의원들에게 제기됐던 ‘완장화’ 논란의 본질 역시 여기에 있었다. 자신을 지역 권력의 한 축처럼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의원 배지는 감시와 봉사의 상징이 아니라 영향력 과시의 도구로 변질됐었다. 시의회가 시민의 삶을 챙기는 공간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무대가 되는 순간, 사천 자치는 급속히 왜곡됐다.
위험한 것은 이런 권력 의식이 시간이 갈수록 일상화한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지역을 위해 일 좀 하려는 것”이라며 시작된 개입이 어느 순간 공직사회에 대한 압박으로 변하고, 주민 위에 군림하는 태도로 이어진다. 비판을 받으면 “의원을 무시한다”는 식의 피해의식까지 나타난다. 시민이 위임한 권력을 자신 개인의 권위로 착각하는 것이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이번에 선택받은 15명이 주민 위에 군림하려 하며, 공직사회를 자신 영향력 아래 두려 하고, 비판 언론을 길들이고, 자신들을 견제하는 시민을 적대시하기 시작한다면 그것은 ‘건강한 사천’이 아니라 빛 좋은 개살구 꼴이 된다.
권력은 본래 시민에게서 잠시 위임받은 것이다. 일부 정치인은 선거에서 승리하는 순간 그것을 자신의 ‘소유물’로 착각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선출직 임기는 유한하지만, 권력 중독은 사람을 무한한 착각 속으로 끌고 간다.
‘사천 권력’ 15명, 특히 시의원 12명에게 당부드린다. 이제 ‘완장’ 싸움은 지양하고 선의(善意)의 경쟁으로 선출해야 한다. 권력은 취할 때보다, 절제할 때 비로소 빛난다. 사천 자치의 품격은 15명 여러분의 ‘선출된 권력’을 크게 행사하느냐가 아니라, 겸손하게 사용할 수 있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머릿속에 잘 간직하고 4년을 향해 임하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