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굴욕외교 대리인’ 조태열 외교부 장관 후보자 사퇴 촉구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2024.01.08. ⓒ뉴스1
-‘굴욕적 위안부 합의’, ‘강제동원 재판거래’ 등 논란…시민사회, 사퇴 촉구 –
[경상뉴스=민태식 기자]조태열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8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국회에 와 “뻔뻔스럽게 어디서 또다시 장관으로 오느냐”며 자격이 없는 인사라고 비판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외교부 2차관이던 조 후보자는 “‘위안부’ 문제는 최종적·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고 적시한 굴욕적 내용의 2015년 한일합의 주역이자, 박근혜 청와대와 외교부, 양승태 대법원 간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재판거래에 가담 의혹 등을 받는 당사자다.
이 할머니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 박석운 전국민중행동 상임대표,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등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의 조 후보자 지명은 일본을 향한 메시지이며, 조 후보자는 윤석열 정부의 굴욕외교를 대변할 뿐”이라며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올해로 연나이 96세인 이 할머니는 휠체어에 앉아 차분히 발언을 시작했고, 이내 목소리에는 조 후보자를 향한 분노가 가득 실렸다. 이 할머니는 장내에 또렷하게 퍼지는 목소리로 “조 후보자는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2015 한일합의’ 뒤 광주 나눔의집을 찾아 당시 협상 내용을 설명하던 조 후보자 모습을 떠올리며 “잘못했다면 빌어야지 어디 장관이 되나. 나는 절대 반대”라며 “할머니가 한 분이라도 더 돌아가길 기다리는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 승소를 확정한 서울고등법원 판결에 따라) 집행부터 하라. 조 후보자는 턱도 없다”고 말했다.
이나영 이사장도 “‘2015 한일합의’의 주역 중 한 사람이 외교부 장관이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명약관화하지 않나”라며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조 후보자는 제3자 변제안이 ‘피해자, 유가족 권리 실현 방안’이라고 피력하며,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이 정도면 한국 정부가 아니라 일본 관료에 적절한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국민은 올바른 역사관과 인권 의식을 가지고 국민의 존엄을 지킬 장관을 원한다”며 “조 후보자의 사퇴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김영환 실장은 조 후보자의 강제동원 재판거래 연루 의혹을 언급하며 “2012년 5월 24일 대법원 첫 판결 이후 외교부는 일본 정부의 협박을 들어주기 위해 법원에 ‘이 판결을 어떻게 바꿀 것이냐’, ‘전원합의체로 넘겨 이 판결을 뒤집을 것이냐, 연기할 것이냐’ 계속 공모했다”며 “사법농단 카르텔 만행은 강제동원 피해자의 목숨을 대가로 한 재판거래”라고 꼬집었다.
김 실장은 “김 후보자는 재판거래에 대해 명명백백히 밝히고, 사죄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돌아가신 피해자들과 이춘식 할아버지께 죄송하다고 사죄해야 한다”며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석운 상임대표 또한 “강제동원 재판거래 주역 조태열 씨는 감옥에 가야 하는 사람이었다”며 “이 사람이 무슨 일을 했는지 보면 앞으로의 일이 보인다. 오늘 청문회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관련 확정판결, 강제동원 관련 확정판결을 조 씨가 그대로 이행할지 반드시 따져 물어야 한다. 그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면 탄핵감이라는 것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