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에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는 정경심 전 교수.
31일 고민정·서영교·김남국·김용민 의원에/임종석·박지원 등 文정부 고위인사들도 가세
[경상뉴스=김정웅 기자]자녀 입시비리 등으로 수감 중인 정경심 전 교수에 대해 31일 야권 주요 인사들이 일제히 ‘형집행정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미 검찰이 한 차례 형집행정지를 불허한 바 있지만 이날 갑자기 이 같은 촉구가 나오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날 정 전 교수의 형집행정지를 촉구한 인사들은 고민정·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비롯해 같은 당 김남국·김용민 의원, 임종석 전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이다.
고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재 정 전 교수는 허리디스크 파열과 협착, 하지마비까지 생겨서 수술과 보존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 전문의의 소견”이라며 “가혹하리만치 형집행정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당뇨를 이유로 이명박 전 대통령은 형집행정지가 이뤄졌다”며 “(정 전 교수에 대해) 정치적 허물을 벗기고 존엄한 사람으로 봐주시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31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수술을 받도록 해줘야 한다며 ‘형집행 정지 처분’을 촉구했다.
서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김용민·김남국 의원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3일 정경심 교수의 빠른 치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했지만 윤석열 정권은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이에 다시 형집행정지를 촉구하는 회견을 하게 됐다”고 했다. 서 최고위원은 정 전 교수의 건강상태에 관해 “디스크 두 군데 협착과 파열로 인한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지금 당장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며 “현재 정경심 교수가 있는 서울구치소 여자 사동에는 병실도 따로 없다”고 전했다.
서 최고위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례를 들며 “(정 전 교수 남편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재임 시절) 박 전 대통령의 수술과 치료를 위해 외부병원에 입원시키기로 신속하게 결정한 바 있다”며 “이 전 대통령도 당뇨로 형 집행 정지처분을 받았다. 치료받을 권리는 누가 아픈가에 따라 달라지는 고무줄 잣대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임 전 실장의 경우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 교수는 이미 두 군데 이상의 디스크가 파열되어 흘러내리고 심한 협착 증세를 일으켜 하지마비로 이어지며 다리를 끌어야 하는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복수의 종합병원에서 진행된 검사 결과 한 곳은 즉각적인 수술을 권고했고, 다른 한 곳은 바로 입원하여 치료하며 수술을 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상황이 이러함에도 법무부는 수술을 위한 일시적인 형집행정지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 무슨 시혜나 특혜를 바라는 것이 아니질 않나”라며 “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보호해야 하는 마땅한 책무를 다해줄 것을 정당하게 요구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임 전 실장은 또 “대한민국의 법무 행정이 이토록 잔인할 수는 없다”며 “대한민국은 선진국이다. 국민 누구나 보호받아야 할 권리가 있고 정부는 그 권리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나라”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즉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지시하여 정 교수가 하루라도 빨리 진통제를 끊고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주실 것을 다시 한번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박 전 원장도 가세했다. 박 전 원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저는 수차 방송에서 정경심 교수의 치료를 위해 형집행정지를 바란다고 요청했다”며 “(정 전 교수의) 허리 디스크가 터졌다는 보도다. 치료받게 해주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수감 경험을 덧붙이기도 했다. 박 전 원장 이날 “제가 대북송금특검으로 구치소 수감 때 녹내장 수술을 위해 서울고법에 구속집행 정지를 신청했지만 담당 재판장은 백내장으로 오인, 왜 피고인은 재판을 성실히 받지 않고 나가려 하느냐고 질책하며 기각(했다)”며 “신촌세브란스 안과에서는 다이아목스라는 극약을 응급처방, 4일 후 구속집행정지, 전신마취로 눈 수술을 했고 다이아목스 부작용으로 담도결석. 수술, 쓸게도 제거했다”고 했다. 그는 또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세브란스 안과를 저는 이웃집 다니듯 다닌다”며 “박근혜·이명박 두 전 대통령도 건강이상이 있다는 보도에 저는 사면을 계속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앞서 검찰 측은 현 단계에서 정 전 교수의 형집행정지를 허가 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지난 18일 서울중앙지검은 형집행정지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정 전 교수의 형집행정지에 대해 심의했다. 그러나 심의위는 정 전 교수가 제출한 자료와 현장 조사 결과, 의료자문위원들의 의견 등을 종합해 검토했으나 현 단계에서 그에 대한 형집행정지가 불가하다는 판단을 내렸고, 최종 결정권자인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도 이 같은 심의위 판단 결과를 인정해 형집행정지 불허를 결정했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징역형의 집행정지 요건에 관해 ‘형의 집행으로 현저히 건강을 해치거나 생명을 보전할 수 없을 염려가 있을 때’를 비롯해 ▲연령이 70세 이상인 경우 ▲임신 6개월 이상인 경우 ▲노령의 직계존속이나 유년의 직계비속을 보호할 사람이 없을 경우 등으로 정하고 있다.
당시 정 전 교수 측은 형집행정지를 신청하며 건강 문제에 대해 “디스크 파열과 협착, 하지마비에 관한 신속한 수술 필요 등”의 사유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 전 교수는 지난 6∼7월쯤 수감 중인 구치소 안에서 여러 차례 낙상 사고를 겪기도 했다. 실제 정 전 교수는 재판 과정에서도 수 차례 건강 문제를 호소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020년 1월과 올해 1월 총 두 차례에 걸쳐 재판부에 보석을 신청하기도 했지만, 법원은 증거 인멸 우려 등을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