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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도 받는 기초연금 메스…『신규 진입 노인부터 걸러내야』

▲게티이미지뱅크
-기초연금제도 12년 만에 전환기/65세 이상, 근로·연금소득·집값 ↑/노인 인구 70% 빈곤층 근거 약해져/李대통령 “빈곤 노인은 더 후하게”/정부, 기준 변경·차등 지급 등 검토-

[경상뉴스=민태식 선임기자]소득과 재산이 많은 이른바 ‘부자 노인’이 늘면서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주기로 설계된 기초연금의 선정 기준액이 급등하고 있다. 기준액이 오른다는 건 소득과 재산이 많아도 기초연금 수급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다. 정부가 노인 빈곤을 개선한다는 기초연금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 하후상박식 개편에 착수하면서 기초연금제도가 시행 12년 만에 전환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득·주택이 기준액 끌어 올려

27일 홍우형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가 보건복지부 의뢰로 실시한 ‘2026년도 기초연금 선정기준 연구’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기초연금 선정 기준액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소득·재산이 많은 65세의 신규 진입이 꼽혔다. 물가 및 임금 상승, 근로소득공제금 확대 등도 기준액 상승에 영향을 미쳤지만 가장 큰 원인은 ‘부자 노인’의 진입이라는 분석이다.

신규 진입을 포함한 65세 이상에서 ‘부자 노인’이 늘어나는 배경에는 근로소득과 연금소득의 전반적 상승, 집값 상승이 있다. 근로소득을 가늠할 수 있는 건강보험보수월액의 경우 2024~2025년 기준 만 64세는 16.38%, 만 65세 13.11%, 만 65세 이상 11.08%로 각각 증가했다. 국민연금월액의 경우 만 64세만 30.55% 줄었고 만 65세는 19.02%, 만 65세 이상은 11.08% 늘었다.

기초연금 수급자를 선별할 때 신청자의 소득인정액 계산 시 자산 중 주택이 큰 영향을 미치는데, 만 64세는 2.42%, 만 65세는 1.37%, 65세 이상은 3.80% 증가하며 모든 연령대에서 주택 가치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초연금 예비수급자인 만 64세와 기존 수급 대상인 65세 이상 노인은 주택 보유 비중이 높아 주택가액 상승이 소득인정액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홍 교수는 진단했다.

정부는 기초연금 선정 기준액별로 누적되는 노인 비율을 고려해 기준액을 결정한다. 지난해에는 누적 노인 비율이 79.62%였던 228만원을 선정 기준액으로 책정했다. 홍 교수는 올해도 이와 같은 기준을 따른다면 누적 노인 비율 79.66%에 해당하는 254만원을 기준액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복지부는 그러나 이보다 낮은 247만원으로 설정했다. 254만원은 올해 기준중위소득인 256만원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홍 교수는 보고서에서 “노인 인구의 70%가 빈곤층이란 근거는 매우 빈약하다”며 “매년 기초연금 선정 기준액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사실은 상대적으로 여력이 있는 노인 가구에 기초연금이 지급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근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위소득의 30~50% 미만 가구를 수급대상으로 하는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벤치마크해 소득 하위 70% 기준을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신규 부자 노인 탈락 방안 필요”

2014년 기초연금제도를 도입할 때만 해도 노후 대비가 미비한 노인이 많았다. 이에 제도 설계 당시 모든 노인 대상이 아닌 소득 하위 70%를 선별하는 것에 대해 반발이 컸다. 그러나 노후 준비가 비교적 잘 된 ‘베이비붐’(1955~1963년생) 세대가 기초연금 대상 연령이 되면서 문제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소득이 높고 비싼 집을 보유한 노인까지 기초연금 대상자로 편입돼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기초연금 신청자의 소득인정액을 평가할 때 근로소득에서는 월 116만원이, 금융재산에서는 2000만원이 각각 공제된다. 기본재산액에서도 대도시 기준 1억3500만원이 주거유지 비용으로 공제된다. 따라서 소득인정액보다 실제 소득이 더 높다. 현행 제도에서는 1인 가구 노인의 근로소득이 월 468만원이어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부부가 소득 없이 주택만 보유한 경우 공시가격 13억2000만원까지 기초연금 대상이다.

그간 지지부진했던 제도 개편 논의는 이재명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월수입 수백만원이 되는 노인이나 수입 제로(0)인 노인의 기초연금액이 똑같다. 이제는 일부 빈곤 노인에게 조금 후하게 지급해도 되지 않겠느냐”면서 불이 붙었다. 정부도 하후상박식 개편안을 마련해 6월 지방선거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하위 70%라는 기준 변경과 차등 지급 등 모든 선택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소득 하위 70%까지 광범위하게 지급되면서 기초연금의 빈곤 완화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개편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기초연금 도입 첫해인 2014년 44.4%에서 2024년 35.9%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령화 영향으로 2014년 6조9001억원이었던 기초연금 예산은 올해 27조9192억원까지 증가해 2028년에는 30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 안팎에선 기존 기초연금 수급자에게 지급을 중단하면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새로운 대상자 중 고소득자를 걸러내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취약계층에 더 두텁게 지급하는 방향으로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며 “신규 진입자부터 차등 지급하는 급여 설계를 시작으로 장기적으로는 노후 최소소득보장 수준으로 나아가는 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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