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2차 집행 시도가 초읽기에 들어간 1월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정문이 대형 버스로 가로막혀 있다. ⓒ연합뉴스
-경찰‧청와대 행정관 출신…“尹, 호송차에 태워야” 주장/“전용차서 자해하면 병원 갈 수밖에…48시간 지나버려”/“경호처 간부들 불안해해…전임 대통령 경호 부럽다고”-
[경상뉴스=박영환 대기자]박관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은 10일 윤석열 대통령 체포 영장 집행과 관련해 “체포보다 호송이 더욱 중요하다”며 ‘대통령 전용차를 타고 가겠다’는 윤 대통령의 요청을 “절대 허용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경찰 간부후보생 출신으로 김영삼 정부 청와대 경호실을 거쳐 박근혜 정부 청와대 비서실에서 근무했던 박 전 행정관은 전날 저녁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윤 대통령을) 대통령 전용차에 타게 하는 순간 사실상 체포영장 집행 성과를 거둘 수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찰이 체포에 성공할 경우, 그 다음부터 일어나는 모든 일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다 책임을 져야 한다”며 “대통령은 (체포 후) ‘가겠지만 전용차로 경호 받아 가겠다’고 할 확률이 높은데 절대 허용하면 안 된다. 원칙대로 이런 분들을 호송할 때 쓰는 승용차가 따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 박 전 행정관은 “그럴 리는 없겠지만”이라면서도 “(공수처 관계자가 탈 수 없는) 대통령 전용차 안에서 대통령이 자해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되면 대통령을 공수처가 아닌 병원으로 데려갈 수밖에 없다”며 “병원 치료 등으로 체포 영장의 유효 시간인 48시간이 다 지나버려 사실상 체포 영장 집행 성과를 거둘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체포 시 지켜야할 행동과 관련해 “대통령이기 때문에 수갑을 채우면 안 된다. 호송차 양 옆에 (대통령) 경호원이 타게 하는 선에서 태워야 한다”며 “그래서 호송 차량을 반드시 갖고 들어가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 전 행정관은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 영장 집행에 대해 “경찰 능력을 볼 때 경호처 방어는 쉽게 뚫어낼 수 있다”며 “2차 체포 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큰 충돌은 없을 걸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경호처 직원들이 대치 과정에서 총기를 사용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0%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자신의 근무 경험을 비춰보며 “경호원들이 완력을 사용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삼단봉을 소지했을 텐데 지난 1차 체포 영장 집행 때 유심히 봤더니 소지를 안 했더라. 그들은 저항하려고 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현재 대통령 경호처 간부들을 잘 안다면서 “부장급들 간부들이 저한테 전화를 해 상당히 불안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지시하면 안 따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때 절대 수사 인력을 손으로 민다거나 몸으로 부딪치지 마라. 특수공무집행방해가 되면 징역형이 나오고 파면 돼 퇴직금도 문제가 된다. 소극적 방어만 하라’고 말해줬다”고 했다.
아울러 “요즘 경호처에선 ‘한직’으로 분류되는 전임 대통령을 경호하는 사람들을 가장 부러워하고 있다”며 “그 사람들은 안전지대에 있기 때문”이라고 어수선한 경호처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