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3일 대구 중구 동성로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호소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5.13. ⓒ뉴시스
-“여기가 진짜 대구 맞아예” 감사 인사 전한 이재명, ‘재명이가 남이가’ 현수막 준비한 시민들-
［경상뉴스=조정환 기자］“여기 대구 맞습니까, 진짜 대구 맞아예. 옛날 대구 같지가 않습니다. 대구가 디비진 것 같습니다.”
대구 동성로 일대를 가득 메운 인파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깜짝 놀랐다. 파란 풍선을 든 이들부터 ‘재명이가 남이가? 어데! 식구 아이가’라는 손피켓을 직접 만들어 들고 온 이들까지, 예상을 뛰어넘는 대구 시민들의 열기에 이 후보는 “색깔이 무슨 상관있느냐. 일만 잘하면 되지 않느냐”라고 자신 있게 외쳤다.
이 후보는 13일 대구 동성로에서 한 집중 유세에서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의 변화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대구 지역 경제의 어려움을 짚으며 “우리는 잘못한 게 없다. 잘못한 건 정치”라며 “그중에 이재명과 민주당도 있지만, 더 근본적이고 더 큰 책임은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군사쿠데타를 도모하고, 그들을 지지·옹호하고 아직도 반성하지 않고 여전히 통치와 지배를 꿈꾸는 그들에게 있다”고 국민의힘을 직격했다. 그러면서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나. 다시 그들에게 기회를 줄 수 없지 않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최근 만난 보수 논객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이 자신에게 했다는 ‘영남과 호남의 차이’와 관련된 얘기를 꺼내기도 했다. 호남의 경우 전통적으로 지지하는 정당이더라도 선거를 통해 경고를 보내지만, 영남은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는 취지의 얘기였다.
이 후보는 “민주당은 민주당답지 못하면 (호남에서) 버림을 받기도 한다. 이번 담양군수 선거도 제가 쫓아가서 부탁까지 했지만 졌다. 민주당이 정신을 차리라고 혼을 낸 것”이라며 “이건 매우 큰 차이를 가져온다”고 짚었다.
이어 “공천만 하면 100% 당선되면 그 정치인은 어떤 선택을 하겠나. 공천만 받으면 되니까 공천받으러 다니는 게 일이라 동네 사람이 욕을 하든 말든, 동네가 망하든 말든 아무 상관이 없다. 그래서 동네 살림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이) 진심으로 고개 낮추고 자세 낮추는 것을 봤느냐”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맹목적으로 파란색이니까, 빨간색이니까 무조건 찍어주면 대상으로 보지 주인으로 높이 보지 않는다”라며 “좀 바꿔서 쓰시라. 신상도 좀 써보시라. 신상이 얼마나 많나. 써보고 안 되면 또 바꾸면 되지 않느냐”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그것이 국가와 사회가 제자리를 찾고 제대로 발전하는 길이다. 그게 정치가 정상이 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우리가 전생에 무슨 연이 있다고 죽으나 깨나, 사나 죽으나 오로지 한 길로 한 색으로, 왜 그래야 하나. ‘우리가 남이가’ 이런 소리를 하면서, 재명이는 경북 안동 출신인데 왜 ‘재명이가 남이가’ 소리를 안 해주는 건가”라며 “제가 지역주의를 하자는 게 아니다. 이재명도 한번 써보시라. 일하는 것은 자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김대중 정책이면 어떻고, 박정희 정책이면 또 어떤가.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고, 이재명이 잘한다고 하면 저한테도 좋은 일이니, 좌우, 색깔, 지향, 출처 가릴 필요 없는 거 아닌가”라며 “우리가 색깔 따지고 연고 따질 이유가 있나. 이제는 너무 네 편 내 편, 색깔 따지지 말자. 뭐가 그리 중요한가. 일만 잘하면 됐지”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이 후보는 “3년 전에는 제 부족으로 졌다. 그리고 3년 사이에 너무 많은 것들이 무너지고 후퇴했다. 이 긴 겨울을 견뎠으니, 우리도 이제는 찬란한 봄과 융성한 여름도 맞이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여러분의 삶을 개선하고, 미래를 개척하고, 자녀들의 인생을 책임질 희망 있는 나라를 만드는 쓸모 있는 도구로 생각한다면 저 이재명에게 기회를, 마지막 기회를 한 번만 주기를 바란다. 희망을 가지고 새로운 나라를 함께 만들자”고 지지를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