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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진 칼럼] 우주항공청 시대, 사천의 선택은「입지」아닌『전략』이어야

▲강희진 논설위원

사천시가 AI 데이터센터 입지를 두고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섰다. 시는 축동 일대에 ‘사천 스카이시티 AI 데이터센터’ 조성을 추진 중이다. 사업 규모는 1조 5000억 원에 달한다.

태왕이앤씨가 최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으며 민·관 실무협의체도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당 부지는 당초 AI 데이터센터를 염두에 두고 기획된 것이 아니다. 이른바 ‘사천 스카이시티’라는 이름 아래 IC 복합 유통·상업단지로 개발·분양을 추진하던 부지다.

사업 방향이 변경된 데다 추진 주체의 설명과 달리 사업 진척 역시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장비인 GPU 확보 계획이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건물보다 내부 장비 투자 비중이 훨씬 큰 산업으로 건설사가 아닌 입주기업이 직접 장비를 구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착공 이전에 관련 기업과의 협력 계획이나 참여 의향이 제시되는 것이 통상적인 절차로 여겨진다.

이런 상황에 더불어민주당 사천시장 예비후보가 동(洞) 지역을 중심으로 향촌지역 일대 약 200만 평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반도체 특구를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축동면과 향촌동 중 어느 곳을 택할지는 단순한 부지 선정의 문제가 아닌 우주항공청 시대에 사천의 산업 구조를 좌우할 전략적 판단의 문제다.

축동은 변전소가 이미 구축돼 있다는 점에서 전력 인프라 측면의 장점을 지닌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높은 지가는 대규모 공장부지 조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이 아닌 연계산업과 함께 구축돼야 한다.

연구시설과 첨단 제조공장까지 유치하기 위해서는 넓고 저렴한 부지 확보가 필수적이다. 부지 가격이 높은 입지는 향후 산업 확장에 제약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향촌은 산업 입지 측면에서 보다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 축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지가를 바탕으로 약 200만 평 규모의 산업용 부지를 확보할 수 있다. 인근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발전소가 위치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도 가능하다.

이는 데이터센터를 넘어 첨단 제조산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여건을 의미한다. 특히 해당 지역은 과거 포항제철의 입지 검토 대상지로 거론될 만큼 산업단지로서의 잠재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향촌동 부지는 반도체 생산시설과 같은 초전력 소비형 공장도 입주할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은 향후 우주항공 산업의 핵심 기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 관련 산업이 한 공간에 집적되면 연구·설계·생산·데이터 분석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정주여건 역시 중요한 강점이다. 향촌동은 과거 약 6만 5000명이 거주했던 도시 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교육, 의료, 주거 등 생활 인프라도 이미 형성돼 있다.

또 인근에는 2만 5000톤급 선박 접안이 가능한 항만이 있어 대형 설비와 산업 자재의 해상 운송이 가능하다. 이는 입지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IT 시설이 아닌 미래 산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핵심 기반이다. 향촌동에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우주항공 AI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전략은 사천의 산업 지형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선택이다.

지금 사천에 필요한 것은 분산이 아닌 집적이다. 개별 시설이 아닌 통합된 산업 생태계 구축이야말로 우주항공청 시대를 준비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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