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퇴장 명령을 한 추미애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뉴스1
[경상뉴스=민태식 선임기자]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2일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주장하기 위해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분실사건과 관련된 청문회를 개최했으나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나경원 국민의힘 간사 간 신경전으로 파행됐다.
이날 법사위가 개최한 검찰개혁 입법 청문회는 시작부터 여야 신경전으로 삐걱거렸다. 국민의힘 의원들 노트북에 붙어있는 ‘정치 공작, 가짜뉴스 공장 민주당’이라는 유인물을 본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국회법 148조에 따라 회의 진행을 방해하는 물건을 철거해달라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를 듣지 않자 추 위원장은 나경원 법사위 야당 간사를 비롯해 조배숙, 송석준 의원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이후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의 증인 및 참고인으로 출석한 21명이 인사하는 가운데 나 의원은 “발언권을 뺏고 퇴장을 시키면 이게 법사위인가. 발언권을 달라”며 항의했다. 추 위원장이 아랑곳 않고 이들의 선서를 진행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단체로 위원장 자리에 몰려가 항의했다. 추 위원장은 “위원들께서 다중의 위력을 보이는 행위를 하셨다”며 국회 경위들에게 나 의원과 조 의원, 송 의원을 퇴장시켜달라고 요청했다. “회의 진행 방해 말라,” “퇴장시켜 달라”며 반격 발언을 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아우성 속에서 나 의원이 굴하지 않자 추 위원장은 “(유인물을)먼저 떼라. 위원장한테 조건부로 의사 협조할테니까 의사 진행 발언권 달라 하는 게 국회법에 어디 있는가”라고 질타했다. 증인 및 참고인으로 참석한 검찰 측 관계자들이 꿀 먹은 벙어리처럼 서 있는 가운데 청문회는 일단 30여 분간의 1차 정회 끝에 속개했다.
이후에도 청문회는 추 위원장과 나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의 날선 발언으로 지지부진하게 이어졌다. 추 위원장은 “회의 진행 방해에 대해 경고를 세 차례 드리고 퇴장명령을 드렸다. 퇴장명령을 받으면 발언권이 없다”며 첫 질의 순서인 전현희 민주당 의원의 발언으로 넘어가려 했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이 에워싸자 “국회법 위반으로 고발 조치할 수 있다” 경고했다.
이른바 ‘추-나 대첩’은 나 의원과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서울대 법대 선후배로서의 사적 인연으로 까지 번졌다. 추 위원장이 “회의를 왜 방해하나. 검찰을 개혁하면 큰일나는가”라며 “이렇게 하시는 게 ‘윤석열 오빠’한테 무슨 도움이 되나”라고 두 차례 언급하자 나 의원이 “여기서 윤석열 얘기가 왜 나오나”라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결국 이날 오전 청문회는 시작도 못한 채 정회를 맞았다.